요즘 박물관의 굿즈 들을 살펴보다 보면 빠지지 않고 있는 전통공예를 모티브로 한 분야가 있는데, 바로 나전공예다. 나전공예, 즉, 나전칠기는 중국에서 전래한 공예기법이다. 중국 당나라때부터 성행했다고 하니, 삼국시대 중국과의 교류를 통해 우리나라에 알려졌을 것이다.
요즘 일명 K-컬쳐가 세계적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데, 그 중 원래는 영․미 국가에서 발생한 햄버거가 미국에서 현지의 햄버거보다 한국식 햄버거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더불어 박산향로의 경우를 보면, 고대 중국에서 한반도에 박산향로가 전해졌는데, 우리는 중국보다 아름다운 박산향로를 만들었다. 바로 ‘백제 금동 대향로’가 그것이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우리나라의 외국의 문물에 대한 응용력과 한국식으로의 변형은 가히 세계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전칠기도 이런 사례 중 하나다.
나전칠기는 본래 중국 당나라에서 성행한 공예기법이다. 그러나 고려를 방문한 송나라의 사절단 중 한명이었던 서긍이 남긴 『고려도경』에 기술된 나전칠기에 대한 내용을 보면, 중국의 나전칠기보다 더욱 아름다움을 알 수 있다. 서긍이 남긴 기록으로 인해 한반도의 나전칠기의 우수함이 중국에 알려졌고 아시아와 유럽이 서로 만나게 된 이후부터 서구의 여러 나라에도 나전칠기가 알려졌다.
그래서인지 개화기를 시작으로 일제강점기, 한국 전쟁기에 한반도에 있던 여러 역사적인 문화유산이 외국으로 건너가게 됐다. 그래서 국내에 현존하는 나전칠기 유물의 수량이 그리 많지 않다. 국내에 현존하는 나전칠기 유물은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서 미술사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몇몇 박물관과 미술관에 소장돼있다.
최근에 개편된 국립중앙박물관 기증관을 둘러보다보면 외국에 있던 나전칠기였으나 기업이나 전문기관의 환수를 통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나전칠기를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여러 사람들의 노력을 통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예전에 외국으로 반출된 한국의 문화유산을 주제로 제작됐던 예능이 있었는데 기억할지 모르겠다. 필자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당시 외국으로 반출된 한반도의 문화유산의 공식적인 수량을 알 수 있었는데, 그 수량이 74434건이었다.
이 방송이 시작이었던 것 같다. 외국에 반출돼있는 한국의 문화유산을 가능한 많이 다시 한국으로 환수하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이어졌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기증관에 전시된 나전칠기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