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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한국사교실 참관기] 우물 안 개구리,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힘을 얻다_박일규

작성자 한국역사연구회 BoardLang.text_date 2024.03.05 BoardLang.text_hits 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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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역사랑' 2024년 2월(통권 48호)

[한국사교실 참관기] 

 

우물 안 개구리,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힘을 얻다

 

 

박일규(건국대학교)

 
 
 

한국역사연구회에 대한 궁금증

 
한국역사연구회는 학부생 시절 나에게는 국내 학술지를 발간하는 곳으로만 인식되었다. 같이 대학원에 올라가는 친구가 한국역사연구회에서 스터디 참관을 한다고 한 이후로 한국역사연구회가 무엇을 하는 곳일까라는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2024년 2월 날씨가 갠 어느날 한국역사연구회에서는 연구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가진 학부생들과 예비 대학원생, 그리고 대학원생들을 위한 어느 정도의 길잡이가 되어 주었다. 본 글은 필자가 대학원에 올라가는 예비 대학원생으로서 배우고 느꼈던 것을 중심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다.
 
 
 
 

‘답답했던’ 연구 동향, 연구의 나침반

 
학부생 시절 학교의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대학원생 및 지도교수님과 2번의 학기 중에 2편의 논문을 써낸 적이 있다. 그리고 4학년 때에는 학교의 학석사연계제도(석사예약입학제)를 이용하여 두 학기 모두 대학원 수업을 수강하였다. 교수님께서는 연구자로서 성장하려면 연구 동향을 잘 살펴야 하고 연구되지 않은 부분들을 잘 살펴 좋은 연구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씬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공부를 해야 하고 나만의 독창적인 Argument를 가지고 주장을 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 
 
대학원 수업으로 논문을 읽어도 혼자서 가져 본 문제의식들은 의미 연구가 되어 있는 것이 많았다. 대학원에 막 올라가는 학생 입장에서는 연구 동향을 어떻게 파악해야 할지 조금 답답한 면도 있었다. 
 
본 수업은 고대사, 고려시대사(중세1분과), 조선시대사(중세 2분과), 근대사, 현대사, 근현대와 전근대의 사료DB 사용 노하우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각 시대사별로 기본적 선학연구와 최근동향을 정리하고 이것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연구자 선생님들의 진심어린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강의 중간에 의문점도 가져보고 현재 연구가 이렇게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가져보게 되었다.
 
 

드디어 ‘내 편’이 생긴 예비연구자

 
먼저 이번 수업 중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강연은 내 전공 시기와 부합하는 조선시대 문화사에 대한 강연이었다. 문화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부터 시작해서, 문화사가 어떤 것을 연구하는 분야인지, 문화사 연구사 현재까지 어떻게 이루어져 왔는지, 그렇다면 문화사를 어떻게 연구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 감사한 말씀들을 들을 수 있었다.
 
문화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비판을 받는 것은 ‘역사학 글이 아닌 것 같다’라는 비판이다. 필자도 교내 프로그램으로 논문을 써 내거나 필자의 소속인 사학과 내 역사토론학회에서 발제문을 쓰고 나면 항상 듣는 비판이다. 문헌사학 연구도 좋지만 문헌사학 즉 Text가 채워 주지 못하는 것을 미술 즉 Image를 통해서 채우려고 했다. 그리고 미술은 당시인들의 시각이 어쩌면 가장 직접적으로 나타나며 현상을 아주 잘 보여주는 사료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미술을 연구에 사용하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여러 분들께 ‘이건 미술사 글이다’라는 평가를 많이 받아왔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를 연구할 수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과 답답함, ‘이것을 연구할 수 없는 것인가?’에 대한 좌절감, 그리고 ‘나의 방식이 틀렸나?’ 라는 약간의 회의감에 손을 내밀어 준 존재가 이 강의였던 것 같다. 그리고 미술을 어떻게 연구에 사용해야 할지 강연을 해주신 선생님께서 조언을 주셨고 드디어 나의 편이 생긴 느낌이었다. 
 
다음으로 원래부터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관심이 갔던 강연은 한국사 DB 활용 노하우였다. 평소 한국사 DB를 자주 이용하지만 한국사를 전문적으로 연구하시는 선생님들은 어떤 방식으로 연구하실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다. 역시나 많은 내용들을 얻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DB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에 대해서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는 논문을 어떻게 써야 할 것인가에 대한 강연을 들을 수 있었다. 논문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논문 주제는 어떻게 정하고, 언제 주제를 정해야 하고, 학위 논문의 성격은 무엇인지, 어떤 주제를 피해야 하는게 좋을지 등등 실질적으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정보를 진심 담아서 전달해주셨다.
 
그리고 각 시대사 분과별로 운영되고 있는 스터디도 알려주셨다. 항상 논문에서 봐 오던 교수님들이나 선생님들 성함이 보여서 매우 반갑기도 했고 신기하기도 했는데, 추후 대학원에 들어가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게 된다면 한번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만남

 
같은 사학과 학생이라도 모두가 대학원에 가는 것이 아니듯이 모두가 같은 길을 걷고 있지는 않는다. 이 강연에서는 모두가 대학원에 관심이 있는 학부생이거나 예비 대학원생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같은 고민을 하고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마음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각자의 이야기들을 누구보다 실감나게 풀어낼 수 있었던 자리가 만들어졌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장을 만들어주신 한국역사연구회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우리 학교만이 아닌 다른 학교의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그 학교의 분위기는 어떤지 어떤 것을 주로 공부하는지 등등 다른 학교의 소식들도 들어볼 수 있었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 또는 도움을 받는 장이 마련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값진 시간은 강연을 하셨던 선생님이나 분과장 선생님들께 질문하고 조언을 받는 시간이었다. 각자의 학교 안에서도 대학원에 계시는 선배들은 많지만 더욱 넓은 곳에서 조언을 구하면서 더욱 넓고 다양한 생각들을 만나고 값진 조언들을 들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이 프로그램이 나를 비롯해서 대학원에 올라가는 예비 대학원생들, 그리고 대학원에 올라가고자 하는 학부생들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를 넘어 인생에서 도움이 될 소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우물 안 개구리의 비행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이 있다. 나는 우리 학교에서만 주로 활동하면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았던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초보 또는 예비 연구자로서의 길을 시작하게 되면서 ‘공부는 함께 하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다. 이곳에서 강연을 듣고 많은 선생님들과 만나면서 그동안 했던 공부를 발판삼아 더 넓은 곳에서 비행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하늘로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우물 안 개구리의 비행을 마음먹게 도와주신, 그리고 그럴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신 한국역사연구회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