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애타는 강단 복귀 “뒷거래는 사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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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타는 강단 복귀 “뒷거래는 사절” (1)

한상권(중세사2분과)

1. ‘뇌사상태’에 빠진 덕성학원 이사회를 ‘안락사’시키고 관선이사를 파견하라.

 

  97년 12월 초 교육부 중재로 3대 3으로 개편된 덕성학원 이사진은 중요한 안건마다 대립하여 일 년이 다되도록 덕성여대를 정상화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다른 안건은 처리하여 이사회가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것처럼 위장하면서, 후임 이사 선임과 한상권 교수 복직 의결만은 계속 미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정관에 따르면 이사장 궐위 시 지체 없이 이사장을 선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김계수 이사장이 작고한 이래 새 이사장 선임을 수개월째 못하고 있었다. 이사회의 파행적이고 비정상적인 운영은 교육부로부터 해임된 박원국 전 이사장의 집요한 간섭과 방해공작 때문이었다. 무소신‧무능력‧무기력한 덕성학원 이사회가 사립학교법 제 25조의 ‘당해 학교법인의 설립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게 되었다.

  이사회의 파행적인 운영에 대한 비난이 잇따르자 현 이사진으로는 덕성여대를 정상화시킬 수 없다고 보고 이사 전원이 사퇴하기로 하였다. 후임 이사와 이사장 선임문제를 비롯하여 한상권 교수 복직 문제 등 산적한 학내현안 문제를 합의 처리하는 것이 무망하다고 판단한 이사진들이 이사 간담회에서 현 사태에 책임을 지고 퇴진하기로 한 것이다. 10월 29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사 3명이 사표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동서울 합동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인 최OO 이사는 구두로만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하였을 뿐 사표를 제출하지 않았다.

  최 이사는 8월 28일 이사회 때에도 구두로 사의표명을 한 바 있었다. 당시 이사회에서는 후임 이사를 선임한 다음 한상권 교수 복직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사장 직무대행이 안건을 상정하자 돌연 최 이사가 사의를 표명하고 퇴장하는 바람에 이사회가 유회되었다. 그는 일본에 갖다 와서 9월 1~2일경 사표를 내겠다고 하였다. 교육부 간섭이 심해 이사 노릇 하기 힘들다며 간섭 내용을 자세히 적시하여 사표를 제출하겠다는 것이었다. 28일 이사회 소식을 듣고, 덕성여대 교수와 학생들은 한 교수가 이번 2학기에 복직을 하지 못해 아쉽기는 하지만 오히려 잘되었다고 생각하였다. 최 변호사는 한교수 복직을 유일하게 반대하는 이사였고 항상 구 재단 편을 들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민주적이고 양심적인 이사로 교체되면 차라리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 이사는 그 이후로 사표를 제출하지 않았다. 9월 11일 이사회에서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 최 변호사는 이사회에 나타나서 한 교수 복직과 후임 이사 선임건만 제외하고 나머지 안건은 모두 처리해 주었으며 사표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다. 이사회 기능은 최소한만 유지하게 하면서 위의 두 가지 안건은 처리를 지연시켜 박원국 전 이사장이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겠다는 속셈이었다. 최 이사는 이사진 총사퇴를 결의한 이후로도 사표를 내지 않고 버텼다. 최 이사의 비상식적인 행동에 분개한 학생들은「양치기 소년 최OO 이사는 즉각 사표를 제출하라」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만약 11월 9일까지 사표를 제출하지 않으면 항의 행동에 돌입할 것임을 선언하였다.

  이사진 전원 사퇴결의로 덕성학원 이사회는 부존재(不存在) 상태가 되었다. 이사 정수 7명 가운데, 작고한 이사장을 포함하여 2명이 유고이고(1명은 임기만료), 1명(박원국 전 이사장의 동생이며 상임이사인 박원영 이사)은 1년 이상 중환자실에 입원중이며, 3명은 사직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현 이사진으로는 학내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라는 사실을 뒤늦게나마 깨달은 이사들이 사직서를 제출함으로써 덕성여대는 우여곡절 끝에 관선이사체제로 사태해결의 가닥을 잡고 있었다. 교수협의회 교수와 학생들, 그리고 그동안 덕성정상화를 위해 함께 노력 해온 교육․사회․시민단체들은 교육부가 ‘뇌사상태’에 빠진 덕성여대 이사회를 조속히 ‘안락사’ 시키고 관선이사를 파견하도록 촉구하였다. 그리고 새로 파견되는 관선이사는 박원국 전 이사장의 입김에 휘둘리지 않을 신망 받는 민주인사가 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2. 애타는 강단복귀 “뒷거래는 사절”


11월 5일(목) 박승서 이사장직무대행은 덕성여대 교협 교수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정 감사가 끝나는 대로 이사들 사표를 교육부에 제출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교육부는 이사들이 사표를 제출하면 15일간의 시간여유를 주어 새 이사진을 구성하도록 할 것이며, 그래도 이사진 구성이 안 되면 이들을 해임하고 관선이사를 파견하겠다고 하였다. 이사들이 모여서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 이사를 선임하고 나가도록 할 것이며, 만약 이사들이 계속 안 모일 경우 교육부가 나서서 해임하고 관선이사 파견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었다. 교육부가 관선이사 파견 입장을 밝히자 한나라당 교육위원들이 덕성학원 이사회를 너무 밀어 붙이지 말라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양자 간의 갈등은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폭발하였다. 한상권 교수 복직 문제로 교육위 국정 감사장에서 장관과 의원 간의 설전이 벌어진 것이다. 한나라당 박승국 의원이 질의 도중 “이해찬 장관이 덕성여대에 후배인 한 교수의 복직을 지시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발끈한 이 장관이 “한 교수는 직접 만난 적도 보지도 못한 사람”이라며 “내가 언제 한 교수의 복직을 지시했느냐”라며 호통을 쳤다. 이 날 있은 격돌을 한국일보는 다음과 같이 보도하였다.


<사진 1> 여야 맞고함…장관 역정 뒤엉켜, 한국일보 1998.11.12 (백서 4, 263쪽)


  11일 교육부 감사에서는 한때 여야 의원 간 맞고함에 이해찬 교육부장관의 핏대까지 엉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소동의 발단은 한나라당 박승국 의원이 “이해찬 장관이 덕성여대 한모교수를 복직시키기 위해 학교 측에 압력을 넣었다”고 주장한데서 비롯됐다. 이에 국민회의 설훈 의원이 “어디서 그런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를 하느냐?”고 큰 소리를 내자 박 의원이 “젊은 사람이… 가만 있어”라고 맞고함을 쳤다. 그러자 이 장관이 버럭 역정을 내며 “내가 언제 복직을 지시했다는 것이냐. 제대로 알고 이야기 하라”고 소매를 걷어 붙였고, 이후 “진정서가 있다”(박의원) “그게 무슨 증거냐”(설의원) “학생들에게 물어봐”(박의원) 등의 치고받기가 이어졌다. 그러자 한나라당 황우려 의원이 “나는 교육전문가는 아니지만, 교육은 많이 받은 사람이다. 이러지 말자”고 뜯어 말려 겨우 분위기가 진정되었다.


  박승국 의원의 발언을 전해 듣고 덕성여대 총학생회가 발끈하였다. 한상권 교수 복직을 이야기 하면 “학교 자율이다. 어쩔 수 없다”는 애매한 말만 반복했고, 이사회가 제 기능을 못하는 무능함을 보여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교육부가 ‘덕성여대를 도왔다’고 하니 헛웃음만 나온다고 하였다. 총학은 교육부의 방관자적인 태도로 피해를 입은 사람은 다름 아닌 덕성여대 학생들인데, 박 의원이 교육부가 덕성여대에 압력을 넣었다는 근거로 학생들을 들먹이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고 하였다.

한편 국정감사가 끝나면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는 이사들은 사의만 표명하였지 11월 말까지도 교육부에 사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사회 파행적인 운영에 대해 비난이 거세게 일자 이사진 총사퇴를 결의하여 물러나는 척 하다가 분위기가 바뀌자 슬며시 다시 눌러 앉아 버리는 것이 아니냐 하는 의구심이 제기되었다. 이와 함께‘빅딜설’이 학내외에 유포되었다.  이사회가 한상권 교수를 복직시키는 대신 이사장 자리는 박원국 전 이사장이 추천한 인사로 한다는 것이다. 소문의 진위를 한겨레 안창현 기자가 취재 했다.


<사진 2> 애타는 강단복귀 “뒷거래는 사절”, 한겨레 98.11.20 (백서 4, 265쪽)


  덕성여대 한상권 교수는 제자들의 논문지도를 위해 학교를 찾을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다. 재단쪽에 비협조적이라는 이유로 재임용에 탈락했다 지난 6월 복직이 결정됐지만 정작 강단으로 돌아가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교수는 학교에서 쫒겨난 지 1년 4개월 만에 대학 인시위에서 복직을 결정해 대학에 돌아갈 길이 열렸다. 재임용탈락에 항의해 천막 강의를 벌이는 등 사학민주화 노력을 꺾지 않은 결과였다. 총장의 제청까지 받았다.
그러나 생각도 않은 걸림돌이 생겼다. 최종 결정과정인 이사회 추인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 이후 이사회는 6차례나 열렸다. 하지만 재단쪽 입장을 대변하는 임원이 불참하는 등의 방법으로 회의를 무산시켜 한 교수의 복직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한 교수의 복직을 놓고 재단 쪽에서 ‘뒷거래’를 하려 한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대학의 한 관계자는 “한 교수의 복직을 이사회에서 추인하는 대신 재단쪽 인사 가운데 하나를 이사장으로 선출하자는 말이 오갔다는 얘기도 있다”며 “덕성여대를 파행적으로 운영한 재단이 학교에 영향력을 끼치려는 욕심을 여전히 버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개인적인 복직보다는 사학민주화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잘라 말했다. 복직을 놓고 벌어지는 뒷거래를 원치 않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한 교수는 “학생들과 함께 연구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임용에 탈락한 뒤에도 한일공동으로 진행되는 조선 후기 행형제도에 관한 연구에 여념이 없다.


  그동안 학교측은 복직을 조건으로 나에게 여러 가지 타협안을 제시하였다. 98년 5월 이강혁 총장은 복직을 조건으로 외국유학을 떠날 것을 권유하는 등 여러 차례 타협안을 제시하였지만 나는 모두 거부했다. 나의 목적은 학내에 올바른 권력구조를 정착시키는 데 있기 때문이었다. 복직은 어디까지나 차후 문제였다. 나의 생각을 대학생신문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사진 3> 나의 복직은 사회정의 실현의 과정, 대학생신문, 98.11.3 (백서 4, 262쪽)


  “(이사진이 전원 사퇴한다고 하니) 오히려 잘된 일이 아닙니까? 민주적인 이사회가 건설되어야 학풍이 개선되니까요. 개인적으로는 복직이 빨리 안돼서 아쉽지만, 문제는 ‘복직’이 아니라 ‘사회정의’의 실현입니다.” ‘어떻게 복직되느냐가 중요하다’고 누차 강조하는 한상권 교수는 자신의 복직은 ‘정의실현의 종착점’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한상권 교수의 복직은 타협이나 협상이 절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힘이 들기 마련이다. 한상권 교수는 “사회정의가 그렇게 쉽게 실현되는 것이 아닙니다. 집요함에 맞서 끈기를 갖고 당당하게 싸워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한상권 교수는 출근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3. 이사회의 선임결의에는 박원국 전 이사장의 구두 추천도 있었음을 전언합니다.

  국회에서까지 덕성여대문제가 쟁점이 되었으므로, 교육부로서도 사태해결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되었다. 이사 전원이 이사장 직무대행에게 사표를 제출하고 난 후 기능이 마비된 덕성학원 이사회에 12월 2일 교육부가 계고장을 보냈다(1차).교육부는「법인운영에 대한 시정 및 정상화 촉구」 공문에서 “15일 이내에 새 이사장을 선출하여 이사회의 기능을 회복하고 대학을 정상화 시키도록 할 것이며, 만약 그렇지 못할 경우에 현 이사진의 임원승인을 취소하고 임시이사를 파견할 것”이라고 하였다. 임원의 보충기한을 명시한 사립학교법 24조 “이사·감사 중에 결원이 생긴 때에는 2개월 이내에 이를 보충해야 한다”를 적용, 이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덕성학원 이사진에게 교육부가 해임 압박을 가한 것이다. 교육부가 이사 해임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계고장을 보내자, 박승서 이사장직무대행이 이사회 소집공고를 냈다.

   12.15(화) 오후 6시 30분, 종로구 운니동에 있는 법인 사무국회의실에서 덕성학원 25차 이사회가 열렸다. 제1호 안건은 ‘이사 선임에 관한 건’이었다. 김계수 이사장이 서거한지 5개월이 되어가도록 의사정족수 미달로 논의조차 못한 안건이었다. 이사장직무대행이 안건을 상정한 후 사무국장의 보고가 있었다.


  ‘98.7.22 고 김계수 이사장께서 작고하시어 본 법인 이사회에 결원이 발생되었으며, 사립학교법 제24조에 의하면 2개월 이내에 이사를 보충하여야 하므로 후임이사를 선임하여야 하며, 이사장은 이사로 선임되어 관할청의 승인을 받은 연후에 차기 이사회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어 선출되어야 하며, 김용준 이사의 후임으로 이사회에서 선임한 박원택씨의 이사 선임에 관한 사항은 교육부에 계류 중임.


  이어 이사 선임에 관해 논의를 하였는데, 심의 결과 참석이사 전원의 찬성으로 고 김계수 학교법인 덕성학원 이사장 및 이사 후임으로 이문영(현 아태평화재단 이사장)씨를 선임하고 교육부 임원취임승인을 득하여 차기 이사회에서 이사장으로 선임하기로 하였다. 이날 이사회가 유회되지 않은 까닭은 박원국 전 이사장이 후임 이사 선임에 동의하였기 때문이었다. 이사회가 열리기 직전인 오후 6시경, 박원국 전 이사장이 이사회 장소에 나타나 “이문영 교수와 이야기가 다 되었으니 선임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지금까지 5개월 이상이나 후임 이사 선임을 거부해왔던 박원국 전 이사장이 돌연 입장을 바꾸어 이문영 교수를 이사장으로 선임하는 데 동의한 까닭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박원국 전 이사장은「덕성여대 분규에 따른 이문영 이사장 등 이사진 선임 경위」(1999.10.14) 문건에서,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그 후 교육부로부터 이문영 아태재단 이사장의 덕성학원 이사장 취임을 권고하여 왔음. 본인은 당혹하였으나 이문영 아태재단 이사장이 현 정권 및 교육부장관인 이해찬과 친밀한 인물임으로 수락하기를 주위에서 권고하였고. 이문영 아태재단 이사장 자신은 “나는 자유민주주의자이며 현 운동권과 같이 사이비 운동권이 아니고 본인은 고려대나 경기대 재직 때와 같이 교주를 존중하는 사람이며 교주가 원하지 않으면 덕성학원 이사장에 취임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자기는 평생 교주를 존중하여온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하여 이문영 아태재단 이사장의 인격을 믿고 이사회에 이사 선임을 건의하였음.


  이문영 교수가 이사로 선임되기 전 자신은 자유민주주의 신봉자로서 교주(校主)를 존중하여 왔다면서 박원국 전 이사장을 교주라고 호칭하고 교주가 원하지 않으면 이사로 취임하지 않겠다고 수차 언명하고 함께 여행하기를 희망하는 등 우호적이고 협력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그의 인격을 믿고 이사 선임에 동의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오히려 교육부의 관선이사 파견을 두려워한 나머지 마지못해 김대중 정권의 실세인 이문영 교수를 받아들였다고 보는 것이 사실에 더 가까울 듯하다. 구 재단을 추종하는 교수들 모임인 ‘덕성여대 정상화추진 교수회(정추위)’가 이문영 교수를 교육부가 덕성학원의 경영권을 탈취하기 위해 파견한 ‘어용이사’라 매도하면서, “사립학교법에 의하면 이사나 이사장의 선임은 이사회의 권한임에도 불구하고 이해찬 당시 교육부 장관이 대학당국에 이문영 아태재단 이사장을 덕성학원 이사장으로 선임할 것을 강요하였습니다.”라고 한 주장이 이를 뒷받침 한다.

  이문영 교수는 자신이 덕성학원 이사장으로 선임되는 과정에서 박원국 전 이사장도 동의하였다는 점을 중시하였다. 이문영 교수는 박원국 전 이사장을 덕성학원의 주인 즉 교주(校主)로 생각하고 있었으므로, 이사장에 취임하려면 그의 동의절차를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자신은 교육부가 강제로 내려 보낸 관선이사가 아니라 사학재단이 자발적으로 ‘영입’한 정이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문영 이사장은 자신이 주재한 첫 이사회에서 박원국 전 이사장의 동생인 박원택 이사를 상임이사로 선임하였다. 그와 함께 학교를 운영함으로써 사유재산을 빼앗았다는 비난을 받지 않으려 한 것이다. 자신의 이러한 입장을 이사장 취임사에서도 피력하였다.


  저는 덕성학원 이사장직을 사학을 존중하는 입장에서 맡겠습니다. 제가 이 자리에 선 근거는 저를 이사장으로 영입할 전제하에 이사로 선임한 이사회에서 전 이사장 박원국 선생이 본인을 추천한데 있으며, 박원국 선생의 친제인 박원택씨를 제가 기쁘게 상임이사로 맞이한 일입니다.


  이사장으로 선임되었으므로 남은 문제는 이사회 의결권을 확보하는 일이었다. 이를 위해 이문영 교수는 2대 2로 구성되어 있는 현 이사진을 전원 퇴진시키고 새 이사진을 짜고자 하였다. 이문영 교수는 박승서 이사장 직무대행에게, 1. 이사회에서 나를 이사장으로 선임하였다는 사실을 서면으로 제출하고 이면에 박원국씨도 동의하였다는 사실을 확인해 줄 것 2. 현 이사진이 언제 퇴진할지 일자를 명시해줄 것 3. 나에 대한 예우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문서로 확인해 달라고 요청하였다(98.12.28.). 이에 따라 학교법인 덕성학원이 이사장 직무대행 박승서 명의로 아래 내용의 회신을 보냈다(98.12.30.).


1. 본 법인 이사회에서는 참석이사 전원의 찬성으로 박사님을 본 법인 이사로 선임하였으며, 교육부의 임원취임 승인을 받은 즉시 차기 이사회에서 이사장으로 선임할 것을 결의하였습니다.

2. ‘98.12.16일 위 이사회 결의에 따라 덕성학원 사무국장 및 덕성여자대학교 총장을 통하여 구두로 취임승낙을 앙청한 바, 취임을 승낙하여 주시면 교육부에 임원취임승인 신청을 제출하기 위한 아래 서류를 본 법인사무국으로 제출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3. 박원국 전 시장의 후임으로 고 김계수 이사장께서 1997.12.4부터 2001.10.25까지 임원취임 승인을 받았으나 작고하시고, 그 후임으로 취임하시게 되는 박사님의 임기는 정관에 따라 고 김계수 이사장의 잔여임기로서 교육부의 승인을 받는 날로부터 2001.10.25까지가 됩니다.

4. 박사님을 이사로 선임하게 된 것을 본 법인의 무궁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5. 아울러 이사장 취임승인이 있는 경우 이사장의 급여는 1997.12.22일 제12차 이사회의 결의에 의하여 덕성여자대학교 총장의 급여와 동일수준으로 예우하기로 되어 있으며 금번 이사회의 선임결의에는 박원국 전 이사장의 구두 추천도 있었음을 참고로 전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