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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역사학 및 뉴라이트역사학 비판] 뉴라이트 역사교육 비판 : 리박스쿨의 실태와 문제점_이지원 작성자 한국역사연구회 BoardLang.text_date 2025.11.05 BoardLang.text_hits 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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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역사랑' 2025년 10월(통권 68호)
[제3발표] 뉴라이트 역사교육 비판 : 리박스쿨의 실태와 문제점이지원(대림대학교)1) 댓글 조작 사건과 리박스쿨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성 ‘이(리)’와 ‘박’을 딴 리박스쿨은 지난 5월30일 탐사 전문매체 ‘뉴스타파’의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1) “자유를 지키고 싶다면 이승만과 박정희를 배우라”는 사상을 내세운 리박스쿨이 논란의 대상으로 부상된 것은 조직적인 댓글 조작사건 때문이었다. 22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리박스쿨은 ‘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라는 뜻의 ‘자손군’이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100명이 넘는 조직원들이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조장 역할인 ‘청년 리더’의 지시에 따라 이재명·이준석 당시 후보를 비방하고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특정 댓글에 몰려들어 ‘공감’을 누르고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직접 아이디를 만들어 조직원들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조장 ‘우혁’은 네이버에서 ‘우럭맨’이라는 별명으로 활동하며 대선과 관련 없는 날씨·연예 뉴스에도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달았다고 한다.2) 더불어민주당은 5월 31일 공직선거법 위반, 컴퓨터 등 업무방해 혐의로 리박스쿨을 경찰에 고발하였고, 경찰은 6월 4일부터 수사에 착수하였다.
2) 늘봄학교와 리박스쿨
리박스쿨이 특정 대선 후보들을 비방하는 댓글 공작 참여자들에게 창의체험활동지도사 자격증을 발급해주고, 이들을 늘봄학교 프로그램 강사로 채용했다는 점도 논란이 되었다. ‘늘봄학교’는 기존의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를 통합한 제도로 윤석렬의 대선 공약이었고, 2023년부터 추진되어 2024년 2학기부터 전국 초등학교 6,185곳에서 시행되었고, 2026년부터는 전국의 모든 초등학생에게 실시하려 한 제도였다. 자격증 무상 발급을 미끼로 청년들을 유인해 정치 댓글을 달도록 했던 것이다. 리박스쿨은 늘봄학교를 통해 초등학교 교실에서 보드게임이나 미술 체육을 하듯이 극우 역사관을 가르치도록 했다. 리박스쿨은 ‘글로리사회적협동조합’, ‘한국늘봄교육연합회’ 등 조직을 통해 조직원 등을 서울·수도권 지역 초등학교 돌봄교실 강사로 취업시켰다. 이 과정에서 서울교대와 협약을 맺기도 했다. 또한 윤석열 정부의 교육 정책자문위원명단(145명)에 손효숙 대표를 포함한 리박스쿨 관련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었다. 리박스쿨은 김주성 당시 국가교육위원회 비상임위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에게 ‘정치학교장’ 직책을 맡겼고, 손 대표가 2024년 6월 ‘이승만의 건국’을 내세운 청소년 단체 ‘KHHC(코리아&하와이 히스토리 클럽)’의 용산 대통령실 견학을 주선해 대통령실에 방문한 사실도 알려졌다. 지난 7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리박스쿨 청문회’에서 김천홍 교육부 책임정책관은 손 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던 단체가 늘봄학교 사업에 선정되도록 대통령실로부터 압력을 받았고 밝혔다.
2. 리박스쿨의 연혁과 사업 내용
리박스쿨은 이승만과 박정희의 생애와 업적을 바로 세우겠다는 명분으로 2017년에 설립된 뉴라이트의 역사교육 단체이다. 리박스쿨 홈페이지에 실린 손효숙 리박스쿨 교장의 인사말은 이 단체의 지향과 성격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어떤 분들에 의해 건국되었고, 어떻게 부국강병을 이룰수 있었는지 후대에 전달하는 것이 지금 우리세대가 해야 할 사명입니다. 리박스쿨은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 이승만대통령과 산업혁명 새마을운동으로 대한민국을 부강하게 만든 박정희 대통령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왜곡되고 폄하된 역사를 바로세우고자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공부하고 현장탐방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3) 홈페이지에 실린 단체의 연혁은 다음과 같다.
2017.6. 리박스쿨 설립
2018.8. 대한민국 역사지킴이 설립 2018.9. 근현대사 역사탐방교육 개설 주니어 역사교실 개설 2020.1. 선거학교 개설 2020.8. 리박 스카우트 창단 2021.8. 청소년 기업탐방 개설 2022.4. 리박합창단 창단 2022. 현재 역사문화교육 시민단체로서 활동 리박스쿨의 주된 사업분야는 주니어역사교실, 청소년 기업탐방, 쇼츠AI디지털언론, 바로보는 현대사로 되어있고, 강좌개설은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① 주니어 ∙ 대한민국 why교실/who교실
∙ 교과서 사회과학탐구교실
∙ 교과서 한국사교실
∙ 역사합창단
② 일 반 ∙ 체험학습 강사양성 역사교실
∙ 위대한 자유역사교실
∙ 온라인 독서포럼
∙ 대한민국 근현대사교실
∙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전문강사 양성
∙ 총선필승 선거학교/보좌진교실
③ 시니어 ∙ 스마트폰교육 폰잘교실
∙ 음악교실 (텅드럼, 우클렐레)
∙ 사이버피싱피해 예방교육
또한 블로그 <대한민국역사지킴이 리박스쿨>과 유투브 <리박스쿨TV>도 운영하고 있다.
3. 리박스쿨 뉴라이트 역사 교육 실태와 문제점
리박스쿨은 주니어부터 시니어까지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한 역사교육을 했다. 그중에서 주력한 것은 미래세대인 주니어를 대상으로 한 역사교육이었다. 주니어 역사교육은 주니어 역사교실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었는데 초등학생 1학년부터 중학생 3학년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내가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으로 모집되었으며,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인 역사관을 중심으로 교육했다. 수업 주제에는 '박정희가 독재자라고? 7가지 오해 뽀개기', '제2의 이승만·박정희를 꿈꾼다' 등이 포함되었다.
그림 1. 리박스쿨로 간 아이들, 박정희 찬양하고 "한국의 모세 이승만"
또한 해외 교민 청소년 대상 역사 탐방 프로그램도 운영했는데 미국 교민 청소년을 대상으로 '이승만 찬양'을 주제로 한 역사 탐방 프로그램이었다. 리박스쿨은 뉴스타파 보도 직후 유튜브 채널에 올려져 있던 ‘주니어 역사교실’ 강의 영상을 모두 삭제했다. 7월 10일 국회 청문회에서 삭제 전 영상이 일부 공개되었다. 그 내용은 일본군 위안부는 강제가 아닌 일본의 공창제와 같이 돈을 벌기 위한 것이라고 수업하는 내용이었다. 이승만에 대한 수업을 들은 학생이 학교에서 배운 이승만에 대한 내용을 잘못된 것이었다는 소감을 말하는 학생의 영상도 있었다. 또한 2020년 8월에 진행된 '주니어 역사교실' 수업에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인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가르쳤다. 또한 이승만을 성경 속 모세에 비유하며, “3.15 부정선거는 이승만의 의도가 아니었다”고 사실을 왜곡했다.4) 주니어대상 대한민국 why교실 교육내용은 리박스쿨과 ‘협력관계’를 맺었던 대입 컨설팅 회사 A사가 자사 SNS에 리박스쿨 주관 ‘대한민국 why교실’ 홍보 포스터를 올린 것이 확인된다. 이 강의의 담당 강사는 리박스쿨 역사 강사이자 늘봄 강사로 소개됐다. 강의에는 ‘학교에서 안 가르쳐주는 현대사 이야기’, ‘나라를 빛낸 위인 이승만’, ‘이승만 박정희! 자유통일 북한해방의 꿈’ ‘한국은 반공 자유 민주공화국’ 등의 내용이 담겼다(아래 사진).5)
그림 2. 한 대입컨설턴트 업체 A사가 자사 SNS에서 홍보한 리박스쿨의 역사교육 프로그램
이처럼 리박스쿨의 주니어 역사교육의 주요 내용은 대한민국 건국절(1948년 8월 15일) 중심 역사관, 이승만·박정희를 ‘국가 위기의 구원 영웅’으로 강조, ‘반공 자유 민주’ 국가관을 강조하는 것 등이다. 예시 교재로 활용된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건국 대통령 이야기』의 내용은 여순사건을 ‘반란’으로, 5·18 민주화운동을 ‘공산 폭동’ 등으로 규정하고, 국가에 의한 민간인 학살을 ‘암 치료에 비유’하는 등 심각한 역사 왜곡을 하고 있다. 또, 제주 4·3 사건을 ‘남로당의 북한 정권 수립 지원 행위’로 규정하는 등, 교과서와 다른 논란의 소지가 많은 내용과 관점을 주입하고 있다.
4. 향후 과제와 전망
현재 리박스쿨 문제는 대선 이후 법적 행정적으로 처리되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리박스쿨과 관련된 인물들이 온라인에서 조직적으로 정치적 댓글을 작성했다는 의혹을 경찰이 수사하였고, 교육부는 리박스쿨 대표를 정책자문위원직에서 해촉했으며, 서울교대와의 협약도 취소되고 리박스쿨 출신 강사들은 교육 현장에서 배제되었다. 그러나 검찰이 9월 16일 법원에 청구한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의 구속영장은 지난 9월 19일 기각되었다. 내란종식 재판이 특검을 통해서도 여전히 지난하게 진행되는 것과 같은 현상이 리박스쿨 사건에도 나타나고 있다. 리박스쿨과 관련된 권력 관계가 방대하고 혐의가 다양한 만큼 수사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는 사이 이미 리박스쿨의 뉴라이트 역사교육의 영향은 청소년들의 역사교육에 지속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8월까지도 학교도서관 포털 '독서로'를 통해 검색한 결과, 리박스쿨 교재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건국 대통령 이야기』가 대전지역 13곳의 초등학교 도서관에 20권이 비치되어 있고, 중학교와 고등학교 각각 1곳에 4권과 1권이 비치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한다.6) 또한 제주도, 강원도, 광주 등의 학교도서관과 공공도서관에도 비치되어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7)
리박스쿨 사태는 뉴라이트 역사인식과 역사왜곡을 지지하는 세력들이 광범위하게 조직화되었음을 반증한다. 손효숙 대표 1인의 활동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 이래 뉴라이트 세력이 역사교육을 목적으로 결집한 결과였다.8) 역사의 정치화가 한국적 상황으로 역사교육 현장까지 확산된 것이다. 리박스쿨의 역사교육은 역사왜곡을 통해 파시즘과 극우적 혐오의 정동(affection)을 확산시키고 있다. 사회적 다양성이나 평등보다는 동질성과 위계질서를 중시하고, 소수자나 특정외국인에 대한 배타적 태도, 급진적 수단의 정당화, 강한 지도자에 대한 충성 등의 성향을 보인다. 리박스쿨의 역사교육은 역사교육의 극우 정치화를 막고 한국사회의 건강한 시민의식과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문제로서 접근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주체적 판단이 어려운 저학년 시기에 편향된 역사관을 주입받는 것을 막기 위한 교육의 중립성과 객관성 확보에 대한 제도적 사회적 방비가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전수조사, 강사 자격 검증, 학부모 의견 청취 등 제도적 관리를, 중장기적으로는 리박스쿨과 유사한 민간단체의 역사교육 참여에 대한 기준과 감시체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사회적으로는 역사교육의 이념적 균형과 공공성을 살리는 정부의 역사교육 정책과 학교 현장의 엄격한 관리, 시민사회의 역할 등 사회적 합의와 연대가 필요하리라고 본다. ----------
미주
1) 「'불법 댓글공작팀' 잠입 취재..."손가락 군대로 나라 구하자"」, 「초등 방과후 자격증 미끼로 '댓글공작팀' 모집」 『뉴스타파』 2025년 5월 31일
2) 「교실에 뻗친 ‘극우’의 손길···리박스쿨 수사 어디까지 왔나」 『경향신문』 2025년 9월 20일 3) 리박스쿨 홈페이지 4) 「리박스쿨로 간 아이들, 박정희 찬양하고 "한국의 모세 이승만"」 『뉴스타파』 2025년 6월 1일 5) 「늘봄학교 강사가 ‘극우’ 리박스쿨 “이승만은 위인”이라며 역사도 강의했다」 『경향신문』 2025년 6월 1일 6) 「'극우 편향' 리박스쿨 교재, 대전 15개 학교 도서관 25권 보유」 『오마이뉴스』 2025년 8월 12일 7) 「'4·3왜곡' 리박스쿨 교재, 제주 학교도서관에 버젓이」 『노컷뉴스』 2025년 8월 17일 ; G1방송 <뉴스> 2025년 8월 8일 8) 「주간뉴스타파, 리박스쿨 뿌리추적」 『뉴스타파』 2025년 7월 10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