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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회의 참관기] 한반도 정전체제 70주년과 한중관계_이주호

작성자 한국역사연구회 BoardLang.text_date 2023.08.29 BoardLang.text_hits 660
웹진 '역사랑' 2023년 8월(통권 44호)

[학술회의 참관기] 

 

한반도 정전체제 70주년과 한중관계


 

이주호(현대사분과)


 

1953년 7월 27일에 정전협정이 체결되어 3년을 끌었던 6.25전쟁(한국전쟁)의 ‘포성이 멎었다.’ 2023년은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이며, 인문사회계 전반 여러 곳에서 관련 학술대회와 심포지움 등이 개최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것과 관련하여 역사학계에서, 그것도 한국사 분야의 소장학자들이 정전협정 70주년 기념 학술회의를 개최한 것은 한국역사연구회 군사외교사반이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물론 아직 2023년이 반밖에 지나지 않았음을 생각하면 단언은 금물일 것이다). 또한 단독 개최가 아니라 여러 곳의 지원을 받아 공동학술회의로 개최할 수 있었던 것은 학술회의 주제가 갖는 '무게감'과 연구의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공동학술회의의 전체 주제, 그리고 개별 발표들은 시기적으로나 주제의 폭에 있어서나 다양한 것들을 포괄하고 있다. 6.25전쟁(한국전쟁) 및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정전협정 체제에 대한 새로운 관심사와 연구 주제들이라 할 수 있다. 학술대회는 5개의 주제로 구성되었다. 류기현 선생님, 금보운 선생님, 김지훈 선생님, 신유진 선생님, 박정근 선생님이 발표를 하였고, 토론은 이상호 선생님, 오보경 선생님, 송재경 선생님, 벤자민 멩겔 선생님이 해주었다(이하 존칭은 생략하겠습니다). 일단 연구 시기로 보면, 전시 기간을 포함한 1950년대부터 1960년대가 포괄되어 있고, 주제는 주로 한국을 둘러싼 대외적 측면을 여러 각도에서 조망하였다. 연구 대상이 다양한 이유는 발표자들이 각기 진행하고 있는 개인 연구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공동학술회의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정전협정 70주년'이라는 큰 주제를 위하여 공통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참여 연구자들의 많은 노고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내용들을 하나씩 간략하게 언급해보자면, 첫번째로 류기현의 ‘1953~1954년 유엔총회의 한국전쟁 전후 처리와 분단구조의 제도화’는 유엔(UN)의 새로운 사실들을 제시하였다. 유엔은 남한의 국가 수립 과정에서 국제관계의 명분 투쟁이나 실질적인 국가 운영 후원에 있어서나 큰 역할을 하였음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류기현의 발표는 1950년대 유엔총회의 한국 문제 논의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두 번째, 금보운의 ‘1960년대 정전체제와 한일 군사 공간의 연계’는 정전협정체제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넘어 이웃나라인 일본과 한국이 '연루'되어 있었음을, 그래서 정전협정체제가 동아시아 냉전 체제와 연동되어 있음을 구체적인 내용을 들어 강조한다. 세 번째, 김지훈의 ‘한국군 국방대학 창설과 국가안전보장(National Security) 이론의 형성’은 제목에 나와있는 바처럼 현재의 ‘국방대학원’의 기원과 그곳에서 다루어진 안보 논의를 설명한다. 유엔군(미국)의 지휘 하에 정전협정체제가 확립된 1950년대에 한국 나름대로 자신의 입장에서 상황을 정리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네번째, 신유진의 ‘한국전쟁기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의 활동과 성격’은 전시기 국제민간단체로서 한반도 전체에서 활동하고자 했던 국제적십자위원회의 계획과 움직임을 조망한다. 이후 국제적십자위원회가 한반도 냉전사에서 여러번 호명될 수 있었던 기원과 배경을 보여주고 있다. 다섯번째, 박정근의 ‘키프로스 분쟁과 베트남 전쟁, 그리고 주한 유엔군의 균열’은 유엔군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는 여러 나라의 이해 관계가 변화하는 양상을, 그래서 각 지역의 냉전 전개 양상이 한반도의 정전협정과도 피드백을 주고 받고 있었음을 생각하게 해주는 발표였다.

정전협정 체제는 현재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과 관련하여 역사적 의의를 갖는다. 70년 동안 한반도 냉전을 둘러싸고 전개된 다양하고 여러가지 사건과 상황의 변화에서 정전협정 체제는 기본적 상수였다(변수가 될 때도 있었다). 충분한 수준까지 명쾌하게 정리하는 것이 어렵다 하더라도(그것은 애시당초 해결이 불가능한 질문일 수도 있다), 그것에 대하여 고민하고 답을 찾아보고자 하는 것이 역사학자의 몫일 것이다. ‘정전협정 70주년’이라는 공동학술회의 대주제와 관련하여 일부러 시간을 내어 참여할만한 학술회의였음을 꼭 강조하고 싶다. 같은 시기를 연구하는 한국현대사 연구자의 입장에서 학술회의 참석을 통해 새로운 사실들과 관점, 그리고 연구의 필요성들을 느끼고 얻어갈 수 있었다. 다만 발표의 다양함을 고려하여, 이후에 연구회지에 특집으로 게재할 경우, 특집의 제목은 이번에 언급된 공동학술회의 공식 주제를 수정하여 각 연구논문들을 포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으로 쓰는 것을 제안드리는 바이다.

마지막으로 공동학술회의를 주최한 ‘군사외교사반’에 대하여 말씀드린다. 한국역사연구회의 많은 회원분들이 이미 알고 있듯, 그리고 학술대회 당일에도 언급된 것처럼 군사외교사반은 20년 이상의 기간 동안 연구반을 유지해왔다. 전해 듣기로 처음에는 ‘한국전쟁 연구반’으로 시작되었고 이후에 ‘군연구반’으로, 현재의 ‘군사외교사반’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반의 공식 명칭이 바뀌는 정도의 변화는 있었다 하더라도, 나름 일관된 흐름에 따라 연구반의 활동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은 두 가지 이유로 보인다. 첫째, 주제의 중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군(軍)’이라는 주제는 한국근현대사에서, 특히 20세기 한국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있어 중요한 영역이자 연구의 주요 대상이 되어 왔다. 둘째, 신진 세대의 연구자들이 새로운 문제의식과 방법론을 가지고 연구반에 계속 들어오고 있음이다. 계속하여 새로운 연구를 진행하고 결과물들을 생산할 수 있는 연구반으로 유지되는 것, 이것 자체로 대단한 역량과 좋은 전통을 가지고 계신 것으로 볼 수 있다. 참가하신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도 좋은 연구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