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이야기] 무엇을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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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볼 것인가

홍순민(중세사 2분과)

강화에 가서 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한 모범 답안이란 없다. 제각각 형편에 따라 관심이 끌리는 대로 또 안목만큼 볼뿐이다. 하루 일정으로 강화에 들렀다면 대개 강화읍의 고려궁지, 용흥궁, 하점면 부근리의 고인돌, 길상면 온수리의 전등사, 그리고 염하 연안의 광성보, 덕진진, 초지진 셋 가운데 하나 정도를 휘딱휘딱 보고 온다. 1박 2일 정도면 여기에 더하여 마니산의 정수사를 들르기도 하고, 등산까지 겸할 양이면 마니산 정상에 올라 참성단에 들르거나, 더 시간 여유가 있는 분들은 외포리에서 배를 타고 석모도로 건너가 보문사를 보고 오는 정도이다. 이러한 곳들이 대체적으로 보아 강화의 볼거리로서 대표적인 곳들이다.

그러나 이런 곳들이 강화의 볼거리의 전부가 아님 또한 자명하다. 강화는 석기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줄곧 사람이 살아 왔다. 그저 사람들이 살아 왔다는 정도가 아니라 우리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굵직굵직한 사건들, 중요한 일들이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석기시대의 흔적부터 시작해서 청동기시대의 유적, 고대 삼국시대, 통일신라 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거쳐 근현대사의 격랑의 자취까지 우리 역사의 중요한 고비마다 강화는 자주 그 현장이 되었다. 우리 역사 전시기를 꿰뚫는 야외 학습장으로서 다른 어느 지역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다. 그런만큼 강화에는 역사 유적으로서 볼거리가 갈피갈피 서려 있다. 어디고 그렇지만 강화는 특히 그 갈피갈피를 샅샅이 헤집는 살뜰한 마음과 눈이 없이는 결코 제대로 볼 수 없다.

어차피 강화에 가서 하루나 이틀 돌아서는 강화가 갖고 있는 그 웅숭깊고 넉넉한 것들을 다 볼 수는 없다. 결국 선택을 할 수밖에 없고, 선택은 각자 관심과 형편에 따라서 달라질 수밖에 없다. 또 몇 가지를 선택한다 하더라도 그것들을 어떤 순서로 보는가에 따라서도 느낌이 사뭇 달라질 수 있다. 그러니 누구에게나 적합한 노정과 일정을 잡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다만 강화가 초행인 분들에게 이렇게 돌면서 이런 것들을 눈여겨보시면 어떻겠느냐고 소개하는 것을 이 글의 소임으로 여겨 되는대로 여기저기 기웃거려 보면 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강화까지 가는 노정과 강화읍에 들어가서 우선 보게 되는 “고려궁지”와 용흥궁에 대해서는 불비하나마 이미 전전 호와 전호에서 두 차례 이야기한 걸로 때우기로 하고 이 번에는 강화읍의 나머지 볼거리와 강화읍에서 출발하여 강화도를 한 바퀴 도는 노정을 따라 가며 이야기를 꾸려 보기로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