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회의 참관기] 조선시대의례연구반 주최 학술회의 “조선시대 의례 연구의 현황과 지평의 확장”_윤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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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역사랑’ 2021년 10월(통권 22호)

[학술회의 참관기] 

 

조선시대 의례 연구의 현황과 지평의 확장

 

윤혜민(중세2분과)

 

2021년 8월 27일(금) 한국역사연구회 조선시대 의례연구반에서는 “조선시대 의례 연구의 현황과 지평의 확장” 학술대회를 ZOOM으로 개최하였다. 이 학술대회는 조선시대 의례가 갖는 종합적인 속성에 집중하고, 지금까지 의례 연구가 정치사·제도사 등의 영역에서 부수적으로 기술되어 온 한계에서 벗어나 그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는 공동의 문제의식에서 기획되었다. 이날 14부터 18시까지 2부로 나뉘어 총 6개의 발표와 종합토론이 진행되었는데, 그 핵심적인 논지와 제기된 질문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부 발표

1부는 한남대학교 임혜련 선생님의 사회로 시작되었다. 먼저, 김정인 회장님의 개회사가 있었고, 3개의 발표가 이어졌다. 제1발표는 한국국학진흥원 나영훈 선생님의 「총론: 조선시대 ‘국가의례’ 연구의 성과와 전망」이었다. 발표에서 우선 오례(五禮)가 공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측면에서 ‘국가의례’로 통칭하여 사용할 것을 전제하였다. 그리고 관련 연구가 그동안 많이 누적되었음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분절적으로 정리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의례사’라는 별개의 영역을 설정해 하나의 흐름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제기하였다. 이어서 1980년대를 국가의례 연구의 서막으로, 1990년대를 왕실에 대한 관심 고조와 국가의례 연구의 기반 조성기로, 2000년대를 왕실 연구와 국가의례 연구의 폭발적 증가기로, 2010년대를 국가의례 연구 외연의 확장과 연구방식의 다양화 기간으로 각각 상정하여, 연구의 추이와 성과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하였다.

제2발표는 건양대학교 신진혜 선생님의 「길례(吉禮) 연구의 현황과 과제」였다. 발표에서는 길례(吉禮)가 추상적 형태의 국가 통치를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오례 가운데 가장 중요한 영역임을 강조하였다. 이어서 길례 연구에 대해 조선전기의 경우 국가의례가 제도적으로 구축되어간 양상을, 조선후기의 경우 정치사적 흐름과의 관련성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었다고 정리하였다. 또한 각 의례의 절차와 구성요소가 지니는 종교적 특징에 대한 분석과 철학·사상적 측면에 대한 연구도 주류를 이루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렇게 길례 연구의 대략적 흐름을 확인하면서, 앞으로는 의례 자체가 가지는 고유성이 무엇인지 도출해내는 성과와 의례연구를 하나의 독립된 분야로 인정받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요구하였다.

제3발표는 전남대학교 박미선 선생님의 「가례(嘉禮) 연구의 현황과 과제」였다. 가례는 ‘만민을 친히 하는 의식’으로서 연구 대상과 영역이 다양하기 때문에, 연구 성과 또한 광범위하게 축적되었음을 설명하였다. 이에 『세종실록』 「오례」 가례에서부터 조선후기 『국조오례통편』 가례까지의 의주(儀註)와 서례(序例) 항목을 중심으로 한 역사학 분야의 연구 성과들로 그 범위를 제한하여 검토하였음을 밝혔다. 이어서 가례 연구의 경향을 가례 정비 방향에 대한 연구와 가례 항목 분류에 대한 연구 및 가례 개별 주제에 대한 연구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발표자는 추후에 가례 의식의 분류에 있어서는 합의된 유형화가, 가례 연구의 범위에 있어서는 단계적 영역 설정이 필요함을 발의하였다. 아울러 가례를 포함한 오례 의주에 대한 일종의 ‘전거론’ 내지 오례 구성에 대한 ‘인식론’ 등의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며, 조선시대 정치·경제·사회사의 굵직한 담론들과 연결된 조선 예치·예교 사회에 대한 담론도 그려나가야 한다고 제언하였다.

▍2부 발표

2부는 건국대학교 윤혜민 선생님의 사회로, 3개의 발표가 진행되었다. 제4발표는 국사편찬위원회 김성희 선생님의 「빈례(賓禮) 연구의 현황과 과제」였다. 발표에서는 1950년대 이래 현재에 이르기까지 60여 년 간의 빈례 연구 성과를 ‘대중국 의례 연구’와 ‘대교린국 의례 연구’로 크게 분류하여 의례의 내용과 연구 동향을 분석하였다. 최근에 중국 사신 접대에 대한 기왕의 부정적 인식이 극복되고 이들에 대한 영접 의례 설행 및 이를 통한 교섭 활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재고되면서, 관련 영접 절차와 경과에 대한 검토와 소개가 점증하는 양상을 주목하였다. 또, 동아시아 국제질서 내에서 중화 보편 문명을 체현하고자 했던 당대 조선인들의 심성을 규명하는 새로운 관점이 제공되고, 동아시아 조공책봉체제 담론에 구체적인 비판이 제기되는 실정도 언급하였다. 향후 빈례 관련 연구 주제에 있어 다양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는 명·청 교체 이후 변곡점을 맞이한 조선후기 외교의례의 변화상을 세밀히 톺아보는 연구, 중화주의적 이분법을 극복한 대청 외교 의례 연구, 교린국 사신에 대한 의례 설정 경과를 분석하는 연구 등을 수행할 것을 제시하였다.

제5발표는 한국학중앙연구원 김동근 선생님의 「조선시대 흉례(凶禮) 연구의 회고와 전망」이었다. 발표에서는 흉례와 관련된 연구 성과들을 80년대부터 10년을 주기로 나누어서, 그 시대별 연구의 경향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였다. 흉례 연구는 80년대부터 종법제도·예학·예론·예송 등 주제의 다양성이 확보되어 있었으며, 90년대에는 17세기 예학의 발달과 예론의 형성 및 예송 관련 연구가 두각을 나타내며 흉례가 국가의례에서 갖는 중요성과 위상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2000년대에는 국가의례 전반에 대한 연구의 양적 팽창이 이루어지면서 흉례 분야도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들이 많이 나타났고, 2010년대에는 기존 연구 성과들을 종합·정리하여 전시기를 아우르는 주제의 박사학위논문들이 제출되었음을 특기할 만하다고 설명하였다. 앞으로 흉례 연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는 거시적인 연구의 필요성, 예학과 관련한 이분법적인 사고의 극복, 다른 분야 학문과의 융복합 연구의 모색을 제안하였다.

제6발표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이병유 선생님의 「’실학의 예론과 예학’ 연구의 현황과 과제」였다.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이루어진 실학의 예론과 예학에 대한 기존 연구들을 ‘1980년대까지-연구의 거시적 설계, 1990년대까지-연구의 다양화, 2000년대 이후-연구의 세밀화’ 등 시기별로 경향을 나누어 살펴보았으며, 이를 다시 정약용과 이익을 비롯하여 유형원·윤동규·안정복·이병휴·허전 등 인물별로 검토하여 그 연구의 흐름과 특징을 정리하였다. 이 과정에서 발견된 연구사적 한계로는 인물별 연구의 불균형 문제, 『가례』와의 관계성 문제, 행례 양상의 문제 등을 언급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깊이 고찰해야 한다고 피력하면서 발표를 마쳤다.

▍종합 토론

학술대회 말미에는 한국체육대학교 심승구 선생님을 좌장으로 하는 종합토론이 이루어졌다. 성북선잠박물관의 한형주 선생님은 「길례 연구의 현황과 과제」 발표에 대해 기존 논문들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해 줄 것과 대사(大祀) 외에 중사(中祀)·소사(小祀)에 대한 정리도 보충해 줄 것을 주문하였다. 그리고 『국조오례의』 항목 중에서 『속오례의』에 수록되지 않은 항목을 폐지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할지와 실제 왕이 제사에 참여한 시간을 어느 정도로 파악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였다. 고려대학교의 강제훈 선생님은 「가례 연구의 현황과 과제」 토론에서 국가례로서 오례를 바라보는 발표자의 시선과 각 의례의 특징적인 면모를 정리해 볼 것을 권하였으며, 가례 의식 분류에서의 합의된 유형화를 위해서는 국가례를 접근하는 전제에 대한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현재의 가례 관련 연구가 너무 분절되어 있다는 인상을 준 다는 점에는 깊이 공감을 표하며, 예와 악 또한 함께 연구되어야 함을 첨언하였다.

동덕여자대학교 최종석 선생님은 「빈례 연구의 현황과 과제」 발표와 관련하여, ‘외교의례가 책봉-조공 관계라는 정치외교적 시각에서 다루어지는 경향이 강한 점’과 ‘대청 의례-대명 의례의 관계성’에 대한 발표자의 의견을 물었다. 그리고 망궐례와 배표례에 대한 연구를 추가하는 것이 조선시대 대중국 외교의 역사성과 동아시아 맥락에서 조선 명·청 관계를 파악하는데 유용할 것이라고 제언하였다. 한국학중앙연구원 김윤정 선생님은 「조선시대 흉례 연구의 회고와 전망」 발표에 대해 흉례의 범주와 의미에 대한 고민 및 주제별 접근이 필요함을 지적하였고, 성리학적 예제의 완성이 17세기에 이루어졌다는 거시적 담론의 한계와 의주에 대한 미시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분석을 제시하였다. 안동대학교 전성건 선생님은 「’실학의 예론과 예학’ 연구의 현황과 과제」 토론에서 앞으로 노론·소론과의 예설 비교 연구, 근기남인의 『가례의절』에 대한 평가와 활용 연구, 가례-향례-방례-왕조례의 유기적인 역학 관계 및 체계에 대한 통합적인 연구, 『가례』와 송대 시속(時俗)에 대한 비교 연구, 학제 간의 융복합적 연구 등이 병행되어야 함을 제안하였다.
마지막으로, 의례 연구를 확장시켜 나가기 위해 고민해 볼 문제에 대한 좌장 심승구 선생님의 고견을 들을 수 있었다. 조선시대 의례 연구가 유교 의례뿐만 아니라 불교·도교·무속 의례 등의 의례 연구들을 포함하여 그 관계성도 고민해 보아야 하며, 조선을 이해하는 3가지 키워드인 예·악·법 또한 함께 연구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동아이사의 유교적인 예치 시스템 안에서 조선의 의례를 인식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점, 국가의례서뿐만 아니라 새롭게 편찬된 변례서들도 주목해야 한다는 점, 의례의 재현에 대한 대중의 욕망이 전문적인 의례 연구의 활성화를 추동하고 있다는 점도 제시해 주었다.

이상의 발표와 토론을 통해 조선시대 의례가 지닌 역사적 함의를 공유하면서, 조선시대 의례 연구가 진행된 궤적과 성과들을 정리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관련 연구 성과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문제점들을 심도 있게 논의함으로써, 앞으로의 연구 과제와 연구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주었다. 이처럼 본 학술대회는 조선시대 의례 연구의 영역을 확장시키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