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반 탐방] 한역연의 프로메테우스, 한국 사회주의 연구반_홍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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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역사랑’ 2021년 7월(통권 19호)

[연구반 탐방] 

 

한역연의 프로메테우스, 한국 사회주의 연구반

 

홍종욱(근대사분과)

 

한국 사회주의 연구반을 소개합니다. 우리 연구반은 한국역사연구회 근대사 분과 소속입니다. 연구반 결성의 계기는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 총서 ‘한국 사회주의 사상·문화사’ 집필 사업(2019.6.~2022.5.)에 박종린(연구 책임자), 윤덕영, 정종현 님과 홍종욱 등 네 사람이 선정된 일이었습니다. 네 사람이 각자 맡은 주제로 책을 쓰면 됐지만, 이번 기회에 한국 사회주의 운동, 사상, 문화에 관심 있는 이들이 모여 같이 공부를 하면 어떨까라는 의견이 나와, 2019년 10월에 한국역사연구회에 새로 연구반을 열었습니다.

첫 세미나는 2020년 1월 8일에 가졌습니다. 먼저 서구, 일본, 중국의 사회주의를 다룬 고전적인 연구서를 함께 읽었습니다. 다음으로는 한국 사회주의 운동과 사상을 다룬 연구서를 읽고 있습니다. 문학 연구자의 저작도 읽습니다. 지금까지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앞으로도 1930년대 이후 한국 사회주의 운동과 사상에 대해 역사학과 문학 분야의 연구서를 읽어 갈 계획입니다.

연구발표회도 가졌습니다. 세미나를 시작한 지 반 년밖에 지나지 않은 2020년 7월에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의 후원을 받아 연구발표회를 개최해 준비된 연구반으로서의 역량을 과시했습니다. 마침 한국역사연구회 공간 재구조화 사업이 끝난 직후라 우리 연구반의 연구발표회는 새로 단장한 연구회 공간을 선보이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2021년 9월 3일에는 근현대사기념관의 후원으로 신간회를 주제로 한 두 번째 연구발표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한국 사회주의 연구반의 특징으로는 다음 세 가지를 들고자 합니다.

첫째, 한국역사연구회의 사회주의 연구 전통을 잇습니다. 1988년 연구회 창립에서 불과 3년이 지난 1991년에 ‘한국역사연구회 1930년대 연구반’ 이름으로 『일제하 사회주의 운동사』가 한길사에서 출판되었습니다. 모두 7명의 저자가 참여한 600쪽이 넘는 대저였습니다. 이 책은 과학적, 실천적 역사학을 내걸고 출범한 한국역사연구회의 초창기 활동을 상징하는 연구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이 책을 펴낸 연구반의 원래 이름은 ‘1930년대 공산주의 운동사 연구반’(1989.4.~1991.5.)이었습니다. 책 표지에 연구반 이름이 바뀐 사정은 『한국역사연구회 30년』(경인문화사, 2018)에 실린 임경석 님의 「사회주의운동사 연구반의 추억」에서 알 수 있습니다. 『한국역사연구회 30년』에 따르면 ‘1930년대 공산주의 운동사 연구반’에 이어 ‘사회주의 운동사 연구반’(1991.4.~1995.2.), ‘코민테른과 조선 연구반’(1995.7.~1999.6.)이 활동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 연구반 반장 박종린 님은 ‘사회주의 운동사 연구반’의 막내 반원이었습니다. 그로부터 30년 세월이 흐른 지금은 마르크스를 연상케 하는 은발의 사자머리를 휘날리면서 연구반을 이끌고 있습니다. ‘1930년대 공산주의 운동사 연구반’ 반장이었던 임경석 님은 2020년 7월 우리 연구반 첫 연구발표회에서 종합토론 좌장을 맡아 한역연 사회주의 연구 전통의 부활을 축하해 주셨습니다.

둘째, 반원은 나이, 성별, 전공 등 여러 면에서 균형 잡힌 구성을 보입니다. 반원을 소개하겠습니다. 김명재, 김진영, 박종린(반장), 박철현, 배영미, 심철기, 심희찬, 윤덕영, 윤효정, 전상숙, 정종현, 최은혜 님에 홍종욱(총무)까지 모두 13명입니다. 1980년대 초반 학번부터 2010년대 학번까지 연령 폭이 넓습니다. 한국 근대사 전공자가 가장 많습니다만, 한국 문학, 정치학, 중국사, 일본사 연구자도 함께 합니다. 그밖에 휴식 중인 반원으로 김정인, 노경덕 님이 있습니다. 연구회 회장이신 김정인 님은 공정한 연구회 운영을 위해서일까요, 잠시 연구반 활동을 쉬고 있습니다. 소련사 전공자이신 노경덕 님은 소련, 코민테른 역사에 대해 늘 많은 정보를 주셨기 때문에, 휴식에 들어가신 지금은 세미나 운영에 타격이 큽니다. 두 분의 빠른 복귀를 기다립니다.

셋째, 연구반 운영에서 규율을 중시합니다. 우리 반은 반장님 유일체제 하에 의사 사회주의 사회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세미나에 슬쩍 빠지는 건 상상할 수 없습니다. 가끔 정풍 운동이 일어 일부 반원들은 숙청 위기도 맞습니다. 덕분에 연구회는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탓에 온라인 세미나로 전환되기 전에는 한 달에 한 번 있는 세미나 날이면 반장님 영도 아래 도화동의 밤을 하얗게 지새우곤 했습니다. 우리 연구반이 규율을 중시하다 몰락한 현실 사회주의의 길을 걸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만, 반원의 예지를 모아 나름의 길을 열어 가리라 자부합니다.

끝으로 연구반의 전망을 밝히고자 합니다. 아직은 세미나에서 주로 연구사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만, 앞으로는 반원들의 연구 발표를 병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학위 논문을 집필하거나 학회 발표를 준비하는 반원들의 든든한 연구 기지로 자리 잡을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공동연구 성과를 연구발표회로 묶어내는 외에, 연구회 웹진 역사랑 등을 이용해 예컨대 ‘한국 사회주의자 열전’ 등을 반원들이 릴레이 연재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언젠가는 연구회로부터 독립해 한국 사회주의 연구회를 창립하는 꿈도 가지고 있습니다.
20세기 한국사에 커다란 영향을 남긴 사회주의 운동, 사상, 문화에 대한 진지하고 창의적인 연구를 지향하는 한국 사회주의 연구반의 활동을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연구반은 창립 30주년을 지난 한국역사연구회에 재도약의 불씨를 가져올 프로메테우스가 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