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도의 책무’ – 역사, 누가 어떻게 누구에게 전달할 것인가? (제 9회 한국사교실 참여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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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도의 책무’
역사, 누가 어떻게 누구에게 전달할 것인가?

(제9회 예비-초보 전문가를 위한 한국사교실 참여 후기)

 

김용진(수원대학교 일반대학원 한국근현대사)

 

지난 2월 18,19일 양일간 진행된 한국역사연구회 주최 ‘예비초보자를 위한 한국사교실’은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이곳에서 이틀간 어떤 한국사 지식을 체득한다는 목적보다는, 한국사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시각과 의견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크다. 여기에 유명 역사프로그램에 출연하시는 교수님을 뵐 수 있었던 점은 덤이었다. 정말이지 진지한 눈동자와 열정을 가진 젊은 역사학도들을 보노라면, 그동안 ” ‘우물 안 개구리’ 였구나!” 하고 내 자신을 반성했다.
나는 ‘한국근현대사’ 에 관심이 많아서 이틀간, 공통 강의를 포함해서 근대사 및 현대사 분과 수업을 들었다.

1일차 근대사 분과에서는 ‘도시환경생태학사’ 라는 이름만들어도 생소한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인류세’ 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인류세’ 란 개념은 이러하다. 21세기의 시대는 자연환경을 초월, 인간의 의지와 능력에 의지해서 이루어지는 인간의 시대를 말한다. 즉, 그동안 인간은 자연환경을 극복하기는커녕 순응하거나 때로는 치열하게 도전하는 시기였다. 그러나 점차 기술과 과학의 발달로 자연은 극복되었고 더 나아가서는 파괴와 재편성 등 자연환경 생태계를 초월하게 되었다. 그 과정 속에서 수많은 동식물과 생태계는 파괴되거나 멸종되기에 이른 것이다.

이 수업은 이에 대한 경고 내지는 목소리를 반영한 연구라는 점에서 가히 실천적 역사학이라고 생각되었다. 물론 ‘ 도시환경 생태학’ 연구가 현재의 당면한 문제들을 실질적으로 해결해주지는 않겠지만, 인간의 시각을 벗어나 우리 친구들 -여기서는 동식물들- 시각에서 바라본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불편한 진실’ 을 제공해준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아직 이 분야의 연구는 세계 선진국에 비해 국내 연구 토양은 많이 열악하다.

이를 볼때, 앞으로의 역사학은 바껴야 한다고 본다. 그동안 기존의 인물, 사건 등의 정치·경제·사회·문화 테두리에서 벗어나 다른 학문들과 자유롭게 융합할 수 있는 많은 콘텐츠의 개발과 대학에서의 역사교육 패러다임이 쇄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연장선에서 1일차 공통 강의를 담당하신 이익주 교수님의 말씀은 새겨들어 볼만하다. 그 분의 유명세 때문이기보다는 다양한 역사콘텐츠를 개발하는데에 넘어서 어떻게 대중들에게 전달할지에 대해서 우리들 스스로에게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강의였다.

현재 TV매스컴에서는 역사를 정통(?)적으로 연구한 사람이 아닌, 화려한 입담과 액션으로 무장한 몇몇 스타강사들이 활발하게 활약하고 있다. 나는 그들을 비난하거나 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오히려 그동안 우리 역사학계가 하지 못한 대중과의 소통이라는 영역을 잘 메꾸어 주었기에 그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하지만 언제까지 ‘강 건너 불구경’ 할 셈인가. 역사학도들이 가진 무궁무진한 역사 지식들을 대중들에게 전달하는 책무를 우리쪽으로 가져와야하지 않을까. 솔직히 누가해도 상관없다. 하지만 그렇게해야만 최소한 우리 역사학도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이익주 교수는 “우리 쪽에서 스타 강사들이 배출해야 한다. 우리가 가진 다양한 콘텐츠를 4차산업혁명 기술과 접목시킨다면 실현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라고 하였다. 맞다. 지금까지 대중은 대중대로, 역사학계는 역사학계대로 서로 ‘마이웨이’ 하고 있었다.

이번 ‘예비초보자를 위한 한국사교실’ 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었다. 대중과의 소통도 중요하지만, 우선 역사학도들 간의 소통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참석한 젊은 학생들의 출신 학교들을 보니, 대부분 서울 등 수도권이었다. 물론 참석자들의 참석 동기에는 여러 요소들이 있겠지만, 주최하는 지역이 어디인지가 가장 크다고 본다. 어느 학생은 대구에서 올라와 이틀간 찜질방에서 잠을 청했다고 하였다.

현재 역사학 관련 전공이 설치된 우리나라 대학 총 수는 대략 70여 개에 달한다. 그 중 절반은 서울 · 경기 등 수도권에, 그리고 나머지는 비수도권이다. 내 좁은 식견으로 제안을 하자면, 이렇게 좋은 강의를 순회강연으로 변경하면 어떨까 감히 제안해본다. 분명 비수도권에도 열정 가득한 젊은 역사학도들은 많다. 그들이 열정이 없어서, 또는 앞서 소개한 대구에서 올라온 학생만큼 열정과 의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시간적, 지리적으로 불리한 환경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수도권 대 비수도권, 비수도권 대 수도권으로 이분법적으로 분리하자는게 아니라, 역사학의 저변 확대라는 본 학회의 설립 취지를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역사학도들 간의 보이지 않는 간극을 해소해야 한다. 나를 포함한 젊은 역사학도들의 어깨가 많이 무겁다. 대중과 소통도 해야하고, 역사학도들 간의 소통도 해야되고 할일이 많아 보인다. 아니 진짜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