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기행(9) 기메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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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리의 기메(Guimet) 박물관
아시아 각국의 유물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 박물관이다.
일찍 서둘러 갔는데 어느새 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주로 나이 지긋한 분들로 보이지만
특별전을 하는 것도 아닌데
개관 시간 전부터 저렇게 길고 가지런한 줄이 만들어진 것을 보니
공연히 좀 주눅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정작 전시실은 그냥 뛰듯이 지나가고 말았지만,
그런 중에도 중국과 일본, 캄보디아 등에 비해 한국의 비중이 매우 작다는 생각을 했다.
약탈일지 정당한 수집일지 어느 경로든
서양의 유수한 박물관에서 다른 나라들의 전시실을 꾸밀 때
유물의 양과 질에 좌우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조금 더 나아가면 그 나라의 “협조”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러니 약탈을 많이 당한 것이 되레 자국 문화를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한다는 역설이 성립되니 이를 어찌해야 할까?
이제라도 우리 것을 좀 전시해 주시오 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해야 할까?
생각이 복잡해진다.
어느 박물관이나 그렇듯이 기메 박물관에서도 사진은 유물로서 중요하게 취급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러한지, 아니면 원래 그러한지 사진을 담당하는 제롬씨는 매우 친절하고 적극적이었다.
있는 것을 다 내 보여주며 우리에게 사진 내용을 질문도 하였다.
우리가 오늘날 흔히 보는 사진들의 첫 인화한 것(original print)도 다수 확인하였다.
초기 인화 방식인 알부민 프린트 본은 보는 동안에 자꾸 둥글게 말렸다.

저녁 나절의 소르본느 대학 앞.
이 나라의 힘이 총구에서 나올까,
아니면 저 속에서 나올까?

호텔 창문으로 내다 본 빠리의 밤 하늘.
객고 탓인지 어디선가 본 그림의 한 폭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