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기행(6) 네델란드 레이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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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5년에 개교하였다는 레이덴 대학.
두 면은 운하로, 다른 면은 도로나 주택가와 섞여 있어
캠퍼스의 경계조차 분명치 않다.
실은 이것은 여러 곳에 흩어진 캠퍼스 가운데
한국학과가 있는 캠퍼스 이야기일 뿐이다.
운하 건너 웬 오래된 대포가 두 대 “전시”돼 있다.
원래 병기창 자리에 대학을 세운 흔적이란다.
다른 캠퍼스는 몰라도 여기는 시설로만 보면 그다지 대단하지 않다.
그러나 알려진대로 그 내공은 만만치 않다.
중국학과와 일본학과가 인기가 있는 데 힘입어
한국학과도 지원자가 열 댓 명은 된다고 한다.
한국문화연구소는 일본문화 연구소와 한 공간을 쓰고 있는데,
상당한 도서와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찾는 근대 한국 관련 사진과 그림 등은 없었다.
대신 한국학과 주임이신 왈라벤 교수의 도움으로
암스테르담 국립박물관에 몇 점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레이덴의 중심부, 구시가지는 운하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대신 도로는 좁고 일방통행이 많아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곳을 찾는 데도 뱅뱅 맴을 돌기가 일쑤였다.
그리 크지 않은 도시에 학생이 반, 주민이 반이라 한다.
“전통적으로” 두 집단 사이에 갈등이 심하여
학교 영역 안으로 주택을 끌어들여 화해를 꾀한다고 한다.
평지의 작은 도시라 그런지 학생들은 대부분 자전거로 이동하는 모습인데,
한 번 스쳐가는 나그네의 눈에는 활기가 넘쳐 보였다.
유럽 대부분의 도시가 그렇지만, 레이덴에도 빈 벽이면 어김없이 낙서로 채워져 있다.
그 중에 이런 것은 아예 마음 먹고 그린 “작품”이라 “낙관”도 있다.

낙서는 모름지기 지저분해야 한다.
그런데 빈 벽마다 저렇게 극성스럽게 낙서를 하는 심뽀는 무엇이며,
낙서를 하는 것을 그냥 내버려 두는 “질서”는 무엇일까?
거기 뭐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