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발표회 후기 – 한중관계에서의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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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발표회 후기

한중관계에서의 요동(遼東)

 

김진곤(중세1분과)

 

2017년 5월 27일, 대우재단빌딩 7층 제1 세미나실에서는 “한중관계에서의 요동”이라는 주제로 동북아역사재단 후원으로 학술대회가 개최되었다. 물론 내가 한국역사연구회의 회원으로 이번 학술대회를 준비한 중세국제관계사반의 일원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석사학위논문의 주제가 이번 발표의 주제인 “요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기 때문에 참석하게 되었다.

 

특히 최근 학교 수업에서 요동의 성곽과 관련해서 발표를 맡은 바 있어서 요동은 앞으로 나의 연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더군다나 요동은 한중관계사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고조선으로부터 발해에 이르기까지 요동은 한반도와 더불어 우리 민족의 주요한 무대가 되었으며, 우리의 영역에서 벗어난 고려, 조선시대, 근대 이후까지도 많은 우리 민족이 넘어가서 삶의 터전을 이루거나,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요동에 대한 연구는 한중관계사 측면과 아울러 한국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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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표는 중세국제관계사반의 반장인 서울대학교 이규철 선생님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해서 총론 및 네 가지 주제를 가지고 발표가 진행되었다.

 

우선 요동이 한중관계사에서 가지는 의미 및 앞으로의 연구 과제와 관련한 총론은 서울시립대학교 정동훈 선생님께서 맡았다. 정동훈 선생님은 ppt로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특사 이해찬과 시진핑 주석의 만남과 관련된 사진을 보여주었다. 이해찬 특사와 중국의 시진핑 주석의 만남에서는 세부적인 협상보다는 큰 틀에서 여러 가지 문제들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즉, 세부적인 협상은 외교 수장급이 만나서 논의하기보다는 이미 실무진이 협상해서 합의를 도출한다는 것이다. 결국, 정동훈 선생님은 이번 중국 특사와 중국 주석의 만남을 통해서 외교에는 다양한 층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고 볼 수 있다. 종합적으로 총론에서는 전쟁의 시대와 평화의 시대 양 시대에서 요동이 갖는 의미를 설명하고, 앞으로 요동 연구에서 어떠한 연구 주제들이 있는지 검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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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첫 번째 발표는 서울대학교의 김창수 선생님이 「조선-청 관계의 중층적 구조 – 성경아문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 」라는 제목으로 조선과 청이 주고받은 자문의 문서 발송 주체의 변화에 주목한 것이다. 이 발표는 순치연간 전반기까지 북경의 각부에서 바로 조선으로 자문을 보내다가 순치 후반 이후부터 북경 예부로 문서 발송 주체가 단일화되었다가 1727년을 계기로 성경 예부가 새로운 문서 발송 주체로 대두되었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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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발표는 서울대학교 이규철 선생님의 「조선 건국 초기 조명 정보 교류와 요동」이라는 제목으로 조선이 명에 대한 각종 정보 수집에서 요동이 갖는 의미와 특징을 짚어본 것이다. 특히 조선과 명의 관계가 안정되는 태종 때부터 요동도사가 조선에 명나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중요한 연결통로가 되었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이 발표에서 문제로 지적된 것은 과연 조선 초에 명나라와 주고받은 말을 무역이라고 볼 수 있는지였다. 이 논쟁은 발표 이후 패널의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명나라가 일방적으로 조선에 말을 공물로 요구한 것이며, 이때 받은 돈도 말값은 아니라는 것이다. 나도 이 의견을 들으면서 현대 무역의 개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았는데, 결론적으로 당시 말을 명에 보내는 것은 무역이 아니라 공물로 보아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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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세 번째는 발표는 중앙대학교의 오기승 선생님이 「여원관계 속의 요양행성」이라는 제목으로 고려와 몽골(원) 관계에서 중요한 지정학적 위상을 가지고 있는 요양행성의 정치 · 군사적 기능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여기서 필자는 요양행성의 역할에 대해 원 제국의 고려 공제(控制)라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역할을 설명할 때 고려의 영역이었다가 원 제국의 요양행성 영향력에 들어간 동녕부와 쌍성총관부 이후에 요양의 홍씨일가 및 기황후의 오빠 기철 세력의 고려 왕권에 대한 간섭 기도 등을 주로 예로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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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서울시립대학교의 정동훈 선생님이 「고려-거란 관계에서 세 층위의 소통 구조」라는 제목으로 고려와 거란 사이의 외교교섭에서 나타나는 문서 발송 주체의 차이를 3가지 측면에서 검토한 것이다. 필자는 고려와 거란 사이의 외교교섭에는 다음과 같은 세 층위의 소통 구조가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첫째 양국 군주 간의 의례적 사신 왕래, 둘째는 고려 조정과 거란 동경 사이의 정기적 실무 교섭, 셋째는 고려 녕덕진과 거란 내원성의 문서 교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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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발표에서 문제가 되었던 것은 이러한 고려와 거란 사이의 외교교섭에서 문서 발송 주체의 차이를 가지고 세 가지 층위가 존재했다고 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즉, 문서를 작성하고 발송하는 주체의 차이는 층위가 아니라 단계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교섭에서 최종적인 결정자는 고려에서는 국왕 혹은 고려 중앙정부, 거란에서는 황제 혹은 거란 중앙정부이기 때문에 층위라고 표현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관해서 종합토론까지 들어 보았으나 어떠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논쟁만 하다가 끝나서 매우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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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주제의 발표가 끝난 이후에 종합토론이 있었는데, 명지대학교 한명기 선생님이 좌장을 맡아 진행하였다. 이때 여러 가지 논쟁이 벌어지긴 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이 발표회에서 “요동에 대한 인식”이 빠져있다는 점이었다. 생각해보면 이번 발표에서는 그동안 요동이 한중관계에서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는 잘 분석이 되었지만, 정작 고려나 조선, 명이나 청이 요동에 대해서 어떠한 인식을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한 검토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명과 청의 입장에서 요동이 가지는 중요성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하는 중요한 문제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가 빠져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요동에 대한 발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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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사료의 부족으로 인해 한국의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와 역할을 가지고 있던 요동은 연구자들의 관심 밖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발표는 한국 학계에서 요동을 메인 주제로 다룬 첫 번째 사례가 된다. 이번을 계기로 요동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요동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이쪽으로 연구주제를 잡고 있는 나도 이번 계기를 통해서 요동이 한중관계사 더 나아가서 한국 역사에서 가지는 의미와 역할을 찾는 데 더욱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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