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발표회 후기 – “숲과 권력-생태환경사로 한국사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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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수(숲 해설가)

 

· 일시: 2016년 5월 28일(토) 13:00~18:00
· 장소: 연세대학교 외솔관 110호
· 주최: 한국역사연구회 생태환경사연구반
· 후원: 국사편찬위원회

1. 총론 ; 숲과 권력 – 생태환경사로 한국사 읽기  김동진(한국교원대)

2. 한국 고대의 숲 인식  서민수(건국대)

3. 고려 전기 개경 건설에 따른 목재 소비와 숲 면적의 변화 이현숙(한국생태환경사연구소)

4. 15~19세기 산림의 민간 개방과 숲의 변화  김동진(한국교원대)

5. 일제 식민지 시기 산불의 발생과 대책  백선례(한양대)

6. 식민지 산림 보호와 개발의 불협화음 고태우(연세대)

7.해방 전후 산림 파괴의 실상과 미군정의 대응  김진혁(고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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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전공했지만 우연찮게 숲해설가로 교육받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마치 우리나라는 숲이나 자연에 별 관심 없고, 교육에서도 외국의 사례만 드는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사회에서의 경험과 전공도 다르고, 역사를 제대로 배우고 깊이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던 분들의 경우 더 심각합니다. 그들은 단순히 TV에서 본 사극이 역사적 지식의 주요 창구이다 보니 더 하고, 무엇보다 올바른 역사적 사실 접근이 어려워 더 그런 듯도 합니다.

특히 고교 교육에서 학업 부담을 줄여 준다고 과목을 나누고 선택하게 하다 보니, 이과생은 아예 역사를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고, 문과생도 외울게 많고 점수 따기 힘들다고 점수 따기 유리한 다른 과목에 몰리는 경향입니다. 중학교에선 공통사회 과목으로 통합하여 그저 잠시 역사가 언급만 되고 보니(고등학교 가면 제대로 배울거야… 하며) 본인이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고 공부하지 않는 이상 우리나라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고 알기는 어려운 현실입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국이고 먹고 살만해졌으니 우리의 정당한 위상을 찾아야 할 때 아닐까요. 그런데도 환경이나 생태 면에서 외국의 사례만 들고 그 역사성을 얘기하곤 하니 아쉽습니다. 숲 해설을 맡은 강사 분들이 외국에서 교육받고 오다 보니 그 나라의 예는 잘 알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잘 몰라서 더 한 듯도 합니다. 우리나라 역사학자들은 그러한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자기 분야만 연구하기에도 바빠서 인 듯도 하고.

사실상 환경이나 생태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들은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넘칩니다. 그러나 그 정보들도 대부분 약초나 건강식품 관련 사업을 하는 이들이 전하는 카더라 통신 수준이 많더군요. 근거를 명확히 밝힌 이야기가 아니고, 끼리끼리 하는 이야기여서 활용할 수 없었습니다. 여기저기서 미국이나 캐나다, 유럽과 일본의 산림과 환경에 대한 정책, 그 활용과 역사는 신문기사 하나까지 인용하며 자랑스레 알려 주지만, 우리나라의 예는 아예 언급조차 없다는 것이 너무도 안타까운 것이 작금의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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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역사를 전공했었고, 환경과 생태의 역사를 알릴 필요성을 느끼는 내가 나서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시작해 보자고 공부를 시작하였지만 막막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알게 된 생태환경사 연구 모임은 내겐 단비와도 같은 고마움이었습니다.

30년 만의 공부가 점점 더 벅차고 버거운 때에 알게 된 ‘숲과 권력 – 생태환경사로 한국사 읽기’는 반가움을 넘어선 내 인생의 큰 전기가 된 듯 합니다. 그 내용들도 다 이해하고 알기는 벅차지만 놀라운 신세계를 보여주었습니다. 자연과학과 역사의 융합을 넘어 내가 알던 모든 학문의 영역을 넘어서고 포용하는 신학문으로 다가왔습니다.

80학번인 나는 고교시절과 대학시절, 저 멀리 프랑스에서 사회학이란 학문 영역이 생겼다는 신문 기사를 읽고 궁금해 한 적이 있습니다. 어느새 우리나라에도 사회학자들과 사회학과가 생겨나더니 여성사회학, 노인사회학 등 그 안에서도 분화를 거듭하더군요. 물류라는 개념도 잘 모를 때 네덜란드(?)에서 바코드라는 개념을 만들고 사용하며 물류에 혁신을 가져왔다는 소식에 ‘뭐지?’ 하는 동안, 우리나라도 바코드 없이는 농산물도 유통이 안 되는 사회 시스템이 되어 버렸던 경험이 인상 깊이 남아있는 경험이 있습니다. 이에 생태환경사가 지금은 생소하고 낯설지만 앞으로 5년 후 10년 후의 모습과 위상은 상상을 불허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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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일 연대 외솔관에서 발표하시고 뵙게 된 분들의 전공과 주제도 다양하고, 추구하는 바가 다채롭다는 것만으로도 큰 자극을 받앗습니다. 단순한 역사 기록만을 찾아보던 것에 서 벗어나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안 그래도 30년의 공백과 거리감으로 공부가 힘들게만 느껴졌는데, 이제 보니 나의 다양한 경험과 활동이 나름 완전히 동떨어진 것만은 아닌 듯도 하여 안도도 되었습니다.

의약사, 기업사, 수학사 등 역사 ‘史’ 자가 붙기만 하면 새로운 학문의 영역이 생긴다고 막연히 인식하고 얘기합니다. 그러나 초점을 달리한 생태환경사적 관점으로 사회와 우리 삶을 돌아보는 것은 역사로서도 중요하지만 인간으로서 참된 삶을 인식하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모든 발표 내용이 참신하게 다가오고 많은 자극이 되었습니다. 특히 김동진 교수님의 「총론」과 「15~19세기 산림의 민간 개방과 숲의 변화」 발표에서 일관성 있는 흐름 속에 환경 문제의 연구 방향을 고민하고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기억에 남습니다. 연구 주제의 무한정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말씀하셔서, 그 가능성에 놀라고 공감하였습니다. 특히 2014년 산림과학 분야와의 접목을 제안하고 산림의 역사에 주목하였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인구 증가와 정주 문화가 생태환경에 영향을 지대하게 끼쳤으리란 점에서 그동안 막연히 느끼기는 했던 점이 명확해지는 계기가 되어 신선한 자극이 되었습니다.

백선례 선생님의 「일제 식민지 시기 산불의 발생과 대책」 발표에서는 통계 자료를 활용한 점이 눈에 띄었는데 사회가 복잡해지고 발전하며 통계학과 수학이 중요해 진다는 글이 생각나더군요.「식민지 산림 보호와 개발의 불협화음」 발표의 고태우 선생님의 경우 인문학에서 학문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해 보자는 점과 인간 중심의 포괄적이고 종합적 사고를 바탕으로 하고자 한다는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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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우리나라는 시작 단계이지만 유럽이나 미국 특히 중국에선 이미 생태환경사가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자리 잡아 간다는 말씀에 놀랍기도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와 유럽, 미국과 중국의 경우 연구 방향과 연구 성과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신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역사는 종합학문이라는 말씀을 새기며 지금 받은 자극과 경험을 어떻게 녹여내고 활용할지 생각이 많아집니다.

문외한이나 다름없는 제가 일반인 입장에서 후기를 쓰게 될 줄 알았다면 더욱 더 집중해서듣고, 보고, 메모도 할 것을… 그저 놀라움에 넋 놓고 감탄만 했다는 점에 아쉽고 미안해지기까지 합니다. 차분히 준비하고 공부하고 열심히 하신 연구 내용을 제대로 받아들일 날이 오기를 소망하며 저 자신의 성장에 너무 많은 영향을 끼친 시간이었음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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