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발표회 후기 – 고종 초 합설 의정부의 구조와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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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연구발표회 참여 후기]

고종 초 합설 의정부의 구조와 성격


정필준(중세2분과)


일시 : 2014년 11월 29일 토요일 오후 2시
장소 : 대우학술재단 7층 제1시미나실
주최 : 한국역사연구회 중세2분과 육전조례 연구반
발표
사회 : 이규철 (명지대학교)

1. 총론 : 고종 초 합설 의정부의 구조와 성격
발표 : 홍순민 (명지대학교)
2. 고종 초년 합설 의정부의 직능과 위상
발표 : 홍순민 (명지대학교)
3. 합설 의정부의 구성과 공사색의 위상
발표 : 이경동 (고려대학교)
4. 합설 의정부의 “문부(文簿) 거행(擧行)” 체계
발표 : 이근호
(명지대학교)
5. 합설 의정부의 공시(貢市) 문제 관장과 시전(市廛) 상황
발표 : 김정자 (국민대학교)

 


2014년 11월 29일. 대우학술재단 7층에서 한국역사연구회 중세2분과의 육전조례 연구반이 공동연구성과를 발표했다. 이 날의 발표는 ‘고종 초 합성 의정부의 구조와 성격 – 『육전조례』를 중심으로 -’라는 제목으로 이루어졌다. 고종시기를 공부하고 있는 필자는 이 제목에서 당혹스러움을 느껴졌다. ‘고종 초’, ‘의정부의 구조와 성격’같은 단어는 많이 보았지만, ‘합설’이라는 단어가 의정부 앞에 붙어있는 경우는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필자는 토요일 오후 1시라는 애매한 시간에도 불구하고 발표를 들으러 나올 수밖에 없었다.

  총론과 제1발표는 홍순민 선생님께서 하셨다. 총론에서는 ‘합설 의정부’라는 새로운 용어를 쓰게 된 경위를 설명한 후, 합설 의정부를 이해하기 위해 어떤 자료를 참고하였는지 설명하였다.

제1발표는 「고종 초년 합설 의정부의 직능과 위상」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되었다. 발표자는 고종 즉위 이전에는 의정부와 비변사가 업무상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았음을 밝히고, 고종 초 업무 분장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추적했다. 대왕대비의 문제제기에 따라 시작된 의정부, 비변사의 업무 분장은 「본사정부거행조건분장절목」(이하 분장절목)이 만들어지면서 확실해졌다. 그 결과 비변사와 의정부가 병존하면서 업무를 분장하게 되었다. 따라서 의정부의 위상이 높아지고, 업무영역도 확대되었다. 분장절목이 만들어지고 약 1년 후, 「정부체통연혁별단」이 만들어지면서 비변사는 의정부에 합속되었다. 이 별단에 따라 이전 비변사에서 수행하던 업무는 의정부 소속 공사색이, 본래 의정부에서 하던 업무는 의정부가 담당하게 되었다. 즉, 기존의 연구에서 ‘비변사의 폐지, 의정부의 복설’이라고 다루어지던 것을 ‘비변사의 의정부 합속과 합설 의정부’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합설 의정부가 어떻게 운영되었는지 알려주는 사료가 바로 『육전조례』의 「의정부」조이다. 고종 초기 합설 의정부는 기존의 의정부와 비변사가 합쳐진 막강한 정치권력 기관이었고, 대한제국 시기까지 나타나는 관료제 변동의 출발점이었다.

제2발표는 「합설 의정부의 구성과 공사색의 위상」이라는 주제로 이경동 선생님께서 발표하셨다. 제2발표에서는 합설 의정부의 관제정비 과정을 「분장절목」과 「체통별단」을 통해서 추적했다. 특히, 발표자는 ‘공사색’에 주목하였다. 공사색은 기존 비변사에서 편제되었던 관원이 합설 의정부 소속이 되면서 불린 명칭이었다. 합설 의정부는 기존 의정부와 공사색의 이원적 체제로 운영되었으나 대신과 당상은 공사색의 일원으로 참여하여 의정부와 공사색 모두에 영향력이 있었다. 발표자는 합설 의정부가 규정상 이원적으로 운영되었으나, 실제적으로 일원적 조직이었음을 밝히고, 구체적인 사례로서 증명하였다.

제3발표는 「합설 의정부의 ‘문부 거행’ 체계」라는 주제로 이근호 선생님께서 발표하셨다. 이 발표는 합설 의정부의 권력구조를 문서 자료의 생산 관리, 유통 과정, 사후 관리를 통칭하는 문부 거행을 통해 이해하려고 하였다. 그래서 19세기 전반기 비변사, 의정부의 문부 거행 형태와 합설 의정부의 문부 거행을 비교하였다. 19세기 전반의 문부 거행을 분석한 결과 의정부보다는 비변사를 중심으로 국정이 운영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분장절목」이 발표된 이후에는 상황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비변사 우위로 문부 거행이 이루어졌지만, 「분장절목」에서 의정부의 업무로 분장된 사안은 의정부에서 문부 거행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발표자는 이를 과도기적 상황으로 이해하였다. 이러한 양상은 합설 의정부의 등장이후에도 계속되었다. 비변사의 업무는 공사색이, 의정부의 업무는 의정부가 담당하면서 여전히 구분되어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고종 4년 『육전조례』가 등장하여, 합설 의정부의 문부거행을 정부유사당상으로 일원화하면서 변화하였다. 『육전조례』 체제 아래에서도 일정 정도 구분이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합설 의정부는 점차 일원화 되었다. 발표자는 『육전조례』 단계에 이르러서 합설 의정부가 국정 운영을 주도했다는 사실을 문부 거행을 통해 밝혀냈다.

제4발표는 「합설 의정부의 공시 문제 관장과 시전 상황」이라는 주제로 김정자 선생님께서 발표하였다. 이 발표에서는 합설 의정부가 등장한 이후 공시인순막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추적하였다. 조선후기 공인과 시전인의 어려움을 파악하기 위해 시행한 공시인순막은 고종 초기 비변사가 주관하였다. 「분장절목」에서 공시 조항이 의정부 소간으로 분장되었지만, 비변사의 공시당상이 공시문제를 관장했다. 합설 의정부가 등장하면서, 비변사의 공시당상은 공사색이 되어 공시인순막을 처리하였다. 『육전조례』체제 이후 공시문제를 합설 의정부에서 관장하면서 앞의 발표와 비슷한 궤적을 그린 것을 보인다. 그러나 발표자는 공시인순막의 변곡점을 하나 더 제시하였다. 바로 고종 5년이다. 고종 5년 이후 의정부가 임금에게 아뢰는 과정을 생략했고, 고종 6년에는 시전 관련 문제를 대원군에게 보고하고 처리하였다. 공시 관련 문제는 고종 시기 정치적 맥락과 동일한 궤적을 그린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이번 발표는 필자가 고종초기의 정국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비변사가 하루아침에 혁파된 것이 아니라, 의정부에 합속되어 일정기간 유지되었음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합설 의정부의 설치와 운영은 대원군이 정권을 장악해가는 과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 같다. 따라서 육전조례 연구반의 다음 발표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