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학위논문 – 「조선 초기(태조대~세종대)의 대외정보 수집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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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학위논문 –
「조선 초기(태조대 ~ 세종대)의 대외정보 수집활동」
(2006, 가톨릭대학교 국사학과 석사논문)

이규철(중세사 2분과)

  사람들은 우리가 ‘정보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한다. 과학 기술과 인터넷, 각종 매체 등의 발전으로 우리는 매일같이 엄청난 양의 정보들을 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또 다른 정보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더욱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구하기 위한 노력은 개인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모든 조직은 자신들의 활동과 추구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보를 필요로 하고 또 이를 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개인뿐만이 아니라 국가와 같은 거대한 조직이 정보를 구하는 이유는 정보가 국정운영이나 정책의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정보가 없다면 개인이나 조직을 구분할 것 없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특히 주권국가의 정보수집 활동은 국정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였다. 사실 ‘정보’의 중요성은 누구나 공감하는 문제이지만 학계에서는 아직까지 이 방면의 관심이 낮았다. 

  고가의 무인 정찰기와 첩보위성들이 하늘에 떠있는 모습이나 첩보원을 소재로 한 영화나 소설 등은 현대인들에게 정보수집 활동이 첨단장비나 첩보원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생각하게 만들었다. 

  사실 정보수집 활동이 첩보원이나 첨단장비를 통해서만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의 이미지에서 정보수집 활동은 바로 간첩이나 첨단 정찰장비 등으로 연결된다. 정보수집 활동이 얼마나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인지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논문에서는 먼저 정보수집 활동에는 굉장히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 정보수집 활동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가능한 모든 수단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칙은 조선 초기에도 마찬가지였다. 다행히도 실록에는 이와 관련된 많은 사례들이 기록되어 있었다.


(사진) 조선왕조실록

  다음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던 부분은 조선 초기에 수집된 정보가 어떠한 경로를 거쳐 정책결정자에게까지 보고되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이를 살펴봄으로서 조선초기의 정보가 누구에게 집중되는 지를 살펴보고자 했다. 정보가 집중되는 존재는 당시 사회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조선 초기 정보활동의 중심에는 당연히 왕이 위치하고 있었다. 특히 정보 분석 과정이나 대책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왕의 특별한 지시가 없다면 의정부나 육조 등은 논의 과정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조선 초기에 왕과 함께 정보 활동의 중심이 되는 존재는 도절제사(都節制使)였다. 특히 변경 지역의 정보 활동은 도절제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비록 변경 지역의 정보 활동이 도절제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모습이 확립되는 것은 세종대였지만 이미 태종대부터 그 단초가 나타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당시 대외정세의 변화에 대한 대응으로 정보수집 활동이 어떻게 변했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태조대는 明과 요동문제를 둘러싸고 긴장관계에 놓였던 탓으로 대외정보 수집 활동이 양국간의 긴장상태를 반영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태종이 집권하면서 변화된 대외정책에 따라 명을 자극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대외정보수집 활동이 이루어졌다.

  한편 세종은 태종의 대외정책을 이어 받아 대명 온건노선을 채택하면서도 활발하고 다양한 정보수집 활동을 전개했다. 세종대에는 특히 여진에 대한 대외정보수집 활동이 매우 강화되었는데, 파격적인 포상조치와 전폭적인 재정지원을 통해 많은 정보를 획득할 수 있었다.

  정보를 얻고자 하는 노력은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현대는 각종 매체와 인터넷 등의 발전으로 정보가 넘쳐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수단과 방법도 다양해졌다. 전근대 사회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엄청난 양의 정보가 개인뿐만이 아니라 조직에도 쏟아져 들어가고 있다. 이는 결국 정보의 중요성 또는 정보 활동의 중요성이 전근대 사회에서나 현재의 사회에서 여전히 가치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사실은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보고ㆍ분석하고 적용시키는 주체는 언제나 인간이라는 점이다. 인간이 주체가 되지 못하는 정보는 단순한 자료나 지식에 그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