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덕성! 우리가 가는 길이 역사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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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 우리가 가는 길이 역사다! (1)

한상권(중세사2분과)

1. 이사님들의 현명하신 판단과 책임 있는 결단을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1999년 2월 24일(수) 마포에 있는 서교호텔에서 이사 간담회가 열렸다.  이틀 후 이사회에서다루어야 할 안건 ‘대학교원 신규임용에 관한 건’과 관련하여 찬반의견을 듣기 위한 모임이었다. 이사들은 오전 10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 1시간 동안 복직을 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청취한 후, 이어 1시간 동안 복직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들었다. ‘덕성여자대학교정상화추진교수회(정추교)’에서 두 명이 나와「우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한상권 전 사학과 교수의 복직을 결사반대합니다」라는 문건을 배포한 후, 복직시켜서는 안 될 이유를 설명했다.


1. 한상권 전 사학과 교수의 재임용 제외는 합법적 절차에 따라 취해진 조치로서 재론의 여지가 없다.

1) 1997년 2월 28일 전 사학과 교수 한상권의 재임용 제외 조치에 대해서는 교육부가, (1) 1997년 5월 8일자로 교육부 교원징계 재심위원회 재심청구 각하 (2) “교수재임용제도는 연임이 자동적으로 보장되는 것도 아니며 임용권자가 당연히 재임용해야만 하는 연임보장 규정도 아니다”라는 헌법재판소 결정 (3) “학교 법인이 재임용하지 아니 하기로 한 결정이 그 요건과 절차에 위배되었다 하더라도 논의의 실익이 없다”라는 대법원판례를 들어, 1997년 6월 9일-19일의 덕성여대 사안 감사에서도 “행정상의 조치를 취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2) 한상권은 1983년 9월 본 대학에 임용된 이래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은 1991년 7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에도 학내분규를 조장하는데 앞장서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1997년 2월에 재임용 제외조치 이후에도 서명운동의 전개, 일부 언론 매체를 동원한 학교 비난 및 여론 조작, 인문사회관 휴게실을 점거한 출근투쟁, 학생집회 참석 및 강연회 개최 등을 통한 학생선동, 일부 시민단체와 정․관계를 활용하여 학교에 대한 비방과 압력행사 등 합법적 질서를 무시하고 교육자적 자질이 매우 의심스러운 일들을 일삼았다.

3) 1997년 5월 26일 한상권 전 교수의 출근농성과 일부 과격한 졸업생․학생들의 선동에도 불구하고 전체 총학생회는 물론, 사학과 학생총회에서 조차 한상권 교수의 복직문제는 거론하지 않기로 의결하고 1997년 1학기 동안은 수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

4) 현재 한상권 전 사학과 교수는 98년 12월 16일자로 검찰청 북부지청에 의해 방실침입죄와 퇴거불응죄로 기소 중인 사람으로서 교육자로서의 법적 자격조차 이미 상실했다.


2. 한상권 전 사학과 교수의 복직을 운위하는 것은 대학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1) 1983년 9월 본교에 재직한 이래 10여 년간 보여준 언동으로 미루어 볼 때 한상권은 교육자로서의 자격이 의심스럽다고 하겠다. 교수는 단순히 연구하는 학자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조직의 성원으로서 의무와 책임을 다하고 건전한 사회윤리를 갖춘 교육자이어야 한다. 더구나 양식을 갖춘 최고의 지성인을 자부하는 교수라면 교육자로서의 본분을 충실히 이행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민주사회의 법질서를 그 누구보다 존중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한상권 전 교수는 1987년 이후 지금까지 약 10여 년 동안 자신의 권리와 주장만을 내세워 끊임없이 학생을 선동하고 자신의 이기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음으로써 자신이 몸담았던 학교를 극도로 파괴하였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그가 저질러온 해교행위와 투쟁만을 강조하는 그의 언동에 ‘투사’를 발견할 뿐이다. 이제 대학은 더 이상 과거처럼 원칙과 법질서를 무시한 채 학생을 볼모로 ‘민주화’를 가장하는 온갖 폭력과 무질서를 정당화시키는 성역이 될 수는 없다. 지금 우리 대학이 필요로 하는 교수는 학교를 아끼고 공동체의 질서와 교육을 우선시하는 교육자다.

2) 우리 사회는 민주화과정에서 자신의 이익과 권리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가 하면 집단 이기주의가 팽배하는 등 적지 않은 후유증을 겪어야 했다. 지난 학내사태 과정에서 우리는 한상권 전 교수와 이에 동조하는 일부 교수들이 언필칭 ‘민주화’를 내세워 대다수의 이익과 권리를 침해하는 또 다른 비민주적 폭력은 물론이요, ‘학부제 철폐’를 주장하는 데에서 보는바와 같이 자신의 신분 불안을 구실로 기득권을 합리화 하는 폭거를 무수히 목도해 왔다. 이것이야 말로 대학의 발전과 교육개혁의 장애라 하지 않을 수 없다.

3) ‘덕성여대한상권교수재임용탈락처분철회및교수재임용제개선추진위원회’를 비롯하여 한상권 전 교수를 둘러싸고 있는 집단은 ‘지금 덕성여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혁의 움직임을 대단히 중요하게 본다. 싸움의 공간은 비록 작지만, 함축된 의미는 엄청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인간의 양심을 지키라는 지성의 의로운 외침과 기득권을 고수하려는 반지성의 살기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우리는 현재 덕성여대 안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개혁분위기를 적극 지지하며,…’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이러한 신념은 1997년 10월 10일 교육부가 이사장 취임을 취소한 직후 소위 ‘교협’ 대표가 신임 총장대행에게 ‘우리는 혁명을 한 것이다. 우리가 학교를 접수하겠다’는 등의 언사를 서슴지 않고 행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들의 반체제적인 발상을 잘 드러내고 있다고 하겠다.

4) ‘한상권 전 교수가 복직되면 덕성대학의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과 기대는 한낱 환상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한상권 전 교수의 복직은 이제까지 저질러온 불법․ 탈법행위를 정당화시킴으로써 우리 대학을 불의와 불법이 계속적으로 난무하는 혼란과 파괴로 몰아가는 또 다른 불씨를 제공할 뿐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서는 300여명에 달하는 해직 교수문제를 둘러싸고 전국 사립대학의 소요와 혼란을 야기하는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대학이 교육의 본분을 상실하고 ‘투쟁’의 장으로 전락하게 만들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 사학의 발전과 장래를 위해 심히 우려되는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법률적인 문제와 대학의 안정과 발전 이라는 두 가지 이유를 들어 한상권 전 교수를 절대 복직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정추교 대표들은 “우리 대학의 안정과 발전, 그리고 교육의 장래가 이사님들의 결정에 달려 있으니 부디 덕성학원의 수호와 발전을 위해 현명하신 판단과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주시기를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라는 말을 끝으로 1시간 동안의 진술을 마쳤다.

 

2. 한상권의 복직은 ‘해방대학화’를 기도하여 덕성학원을 침탈하였다는 심증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이틀 후인 2월 26일(금) 오후 6시 30분 교육보험빌딩 2층 ‘라브리’에서 학교법인 덕성학원 29차 이사회가 열렸다. 이날 이사회에는 새로 선임된 정경모, 이상신, 김유배 이사가 참석하였다. 개편된 이사진의 임원취임을 교육부가 하루전날 승인하였기 때문이었다. 교육부의 신임이사 취임승인은 신청한 지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이루어 졌다. 미처 손쓸 겨를도 없이 이사회가 재빠르게 정상화되자 박원국 전 이사장이 교육부를 비난하였다. 박원택 이사의 임원취임 신청에 대해서는 ‘한상권을 복직시키면 검토하겠다’고 묵시하여 계속 미루어 오다가 10개월이 지난 다음에야 이사취임을 승인한 반면, 이문영 이사장 측 이사는 승인신청 하루 만에 취임을 승인한 것은 교육부 행정의 파행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비난이었다.

이사장이 1호 안건 ‘대학교원 신규 임용에 관한 건’을 안건으로 상정하자 사무국장의 보고가 있었다. 먼저 총장으로부터 ‘98.6.10. 교원 임용이 제청되었으며, 그 임용 시기는 ‘98년 2학기로 되어 있었으나, ’98.7.22. 당시 이사장이던 고 김계수 박사가 작고하심에 따라 제23차 본 법인 이사회(‘98.9.11.)에서 후임 이사장을 선임한 후 처리하기로 유보된 사항임을 보고하였다.

이어 제청내역은 전 덕성여자대학교 조교수였던 한상권을 인문과학대학 사학과 소속 조교수 18호봉으로 임용하고자 하며, 그 임기는 정관 제39조에 의거 조교수 임기인 2년으로 되어 있고, 대학교원인사위원회 회의록이 첨부되어 있으며, 대학교원인사위원회에서는 한상권교수의 특별채용 임명 제청 동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고 기록되어 있음을 보고하였다.

마지막으로 참고 사항으로 현재 임용이 제청된 한상권 교수는 ‘98년 8월에 덕성여자대학교 조교수 강OO와 덕양사 직원 안OO에 의하여 방실침입 및 퇴거불응으로 고발되어 기소 중에 있으며, 사립학교법 제58조의 2 및 본 법인 정관 제45조에는 형사사건 등으로 기소된 교원은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되어 있음을 보고하였다.

  사무국장의 보고가 끝나자 임용 여부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이어졌다.

가장 첨예하게 대립한 쟁점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사람을 신규 임용할 수 있는지의 문제였다. 현직 변호사인 최영철 이사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직위해제는 사립학교법에 규정되어 있으며, 현직에 있는 사람도 직위해제를 하므로 임용 대상자에 대해서도 참작되어야 한다며, 한 교수를 임용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하였다. 이에 맞서 이상신 이사가 사무국장이 보고한 내용은 이런 점들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판단하시라는 참고적인 자료로서 의미가 있는 것이라 하고,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다’라는 것은 그럴 수도 있다는 뜻이지, ‘아니 한다’ 라는 강하고 절대적인 의미는 아니라며 반박하였다. 다시 최 이사가 불구속구공판이라는 것은 금고이상의 형을 받을 만 하다고 검사가 공소를 제기한 것이고, 사립학교법에 교원임용 결격사유인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뜻이라고 하여, 기소가 되었다 함은 유죄 판결 가능성이 그만큼 높은 것을 의미한다며 이상신 이사의 주장을 재반박하였다.

  형사사건으로 법원에 기소되어 있는 사람에 대한 교수 임용이 가능한 지를 둘러싸고 임용 찬․반론자 사이에 법리공방이 벌어진 것이다.

사립학교법 제53조의 2는 대학교육기관의 교원은 당해학교법인의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기간을 정하여 임면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또한 위 법 제52조는 사립학교 교원의 자격은 국·공립학교 교원에 준하도록 되어 있다. 여기서 덕성학원 정관에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를 임용 결격사유로 규정하고 있어 문제가 되는 것이다.

과거 사립학교법은 형사사건으로 기소되기만 하면 반드시 직위해제 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런데 헌법 제27조 제4항은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무죄로 추정된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헌법재판소는 형사사건으로 기소되기만 하면 무조건 직위 해제하는 것은 헌법상의 무죄추정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하였다.헌재의 결정에 따라 사립학교법 개정을 통하여 형사사건으로 기소될 경우 ‘직위 해제를 한다’에서 ‘직위 해제를 할 수 있다’라는 규정으로 바꾸었다.

여기서 직위해제는 나중에 다시 직위를 부여받을 수 있기 때문에 면직이나 임용거부보다는 권익침해의 정도가 가볍고 따라서 형사사건으로 기소만 되어도 가능하도록 하고 있지만, 면직이나 임용거부의 경우에는 형사사건으로 기소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그렇게 하는 것은 권익침해의 정도가 너무 크므로 명백히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 때문에 국가공무원법이나 다른 관련 법률 어디에도 형사사건으로 기소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임용결격으로 보는 조항을 두고 있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형사기소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아직 유죄확정도 받기 전에 임용자체를 거부해야 한다는 최영철 이사의 주장은 헌법에 위배되며 법률에도 어긋난다. 형사기소가 되었더라도 다른 결격사유가 없는 한 일단 임용을 하여야 하며 만약 나중에 유죄가 확정되면 그때 면직을 시키는 것이 헌법과 사립학교법에 부합된다 하겠다.

  다시 최영철 이사가 말머리를 돌려, 검사가 기소한 사건은 기소한때로부터 구속사건의 경우는 6개월 불구속 사건도 6개월 내에는 결정된다고 하였다. 유죄 여부가 법원에서 곧 판가름 날 터이니 재판 결과를 본 후 임용여부를 결정하자는 중재안이었다. 그러자 정경모 이사가 1심에서 항고하여 2심, 3심 등 악용하려고 하면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며 반대하였다. 최 이사 주장대로 한다면 한 교수가 나중에 무죄 판결을 받을 때까지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이 사건의 죄명이 다른 범법이 아니라 자기가 근무하던 학교에 복직을 호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교실 등에 침입한 것이므로 금고에 처할 만한 죄를 짓고 있는지 의문이며, 검사가 공소를 제기했다 하더라도 100% 유죄 판결이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이었다.

  법리논쟁에 이어 고발배경으로 논점이 옮겨갔다. 복직을 찬성하는 이사들은 한 교수를 고발한 것이 그가 행동한 직후가 아니라 그의 복직이 총장에 의하여 이사회에 제청된 이후의 일이며, 고발한 교수가 한 교수의 소속대학장인 인문과학대학장도 아니며 방실이 위치한 건물의 행정책임자도 아닌 점이 이상하며, 특히 고발한 직원이 대학시설과장도 아닌 박원국 전 이사장과 가까웠던 덕양사 직원인 것 등으로 미루어 볼 때, 한 교수 임용을 방해하기 위해 일부러 고발한 것이 아니냐 하는 의문을 제기하였다.

  임용 여부를 둘러싸고 찬반론자간에 치열한 설전이 벌어지자, 이사장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 이행원 이사의 의견을 물었다. 그는 외형적인 면에서 보면 기소된 사람을 구태여 채용할 사항은 아니라고 보고, 고소가 특별채용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은 그다지 중요한 사항이 아니라고 보며, 내면적인 요건에서 보면 현 분규의 상당부분이 한상권 교수에게도 책임이 있으므로 본인이 반성하고 새로운 각오로 임해야 하는데 반성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임용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고무되어 최영철 이사가 다시 발언에 나섰다. 일반적으로 검사가 공소제기를 한 경우 99% 유죄가 되며 벌금형은 10~20%도 안 된다 하고, 채용 후 만약 금고 이상의 형을 받게 되면 이사회가 상식에 벗어나는 결정을 한 것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어 과거 일제하에서 나라를 구하기 위하여 또는 독재정권하에서 자유를 찾기 위하여 학생들이 동맹휴학을 하는 것은 몰라도 대학 교수가 자신이 억울하게 재임용에서 탈락되었다는 이유로 순진한 학생들을 선동하여 스트라이크를 일으키게 하여 전 학생들을 유급의 위기로 몰아넣은 것은 교육의 기본질서를 문란케 하는 것이므로, 이런 행위를 한 한상권교수를 채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였다.

  마지막으로 총장의 의견을 들었다. 배석한 이강혁 총장이 총장으로 부임한 후 한상권 교수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한 그간의 경과를 보고하였다. 정경모 이사가 경위를 소상하게 설명하셨으므로 간단한 의견이나 소신을 피력해달라고 요청하였다. 그러나 이강혁 총장은 별다른 의견 표명을 하지 않았다. 이에 이상신 이사가 총장께서 직접 제청하셨으므로 임용에 이견이 없으실 것으로 생각된다 하였으며, 정경모 이사 또한 총장의 소신이 변함없으신 것으로 이해한다고 하였다.

  이상 토의를 종결하고 안건을 무기명 비밀투표로 처리하기로 이사들 간에 합의하자 사무국장이 투표용지를 나눠주었다. 참석 이사들이 투표를 마치고 감사가 보는 앞에서 개표한 결과, 투표결과가 찬성 4표, 반대 3표임을 사무국장이 보고하였다. 이에 이문영 이사장이 한상권 교수의 임용에 관한 사항이 무기명 비밀투표 결과 찬성 4표, 반대 3표로 원안대로 가결되었음을 선포하였다. 이날 심의결과는 29차 이사회 회의록에 남아 있다.


  덕성여자대학교 총장의 제청에 따라 전 덕성여자대학교 조교수였던 한상권을 인문과학대학 사학과 소속 조교수 18호봉으로 임용하고자 하는 대학교원 심규 임용에 관한 건에 대하여 이사 전원이 무기명 비밀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 4표, 반대 3표로 원안대로 심의·의결 되었으며, 그 임기는 법인 정관 제 39조에 의거 2년으로 하다.


  이사회 소식을 전해 듣고 박원국 전 이사장이 분노하였다.


  덕성여대 운동권 교수의 중심인물인 한상권(전 평교수협의회장, ‘91년 중징계 받음)은 대학과 재단, 그리고 정부에 대한 반체제운동을 계속하고, 한총련 등 반국가단체를 선동하며 연구와 교육을 등한시하여 ’97.2.26. 재임용에서 적법하게 탈락되었는바, 그는 일부 재야정치단체와 일부 극렬 교수, 한총련과 연대하여 2년간이나 학원질서를 파괴하는 등 덕성여대 분규의 장본인입니다. 그럼에도 이문영 이사장은 이사정원 7명 중 자파 이사 4명을 확보한 후 새로운 이사진이 대학의 현실을 파악하기도 전에, 교육부의 이사취임승인 바로 다음날인 2.26. 이사회를 개최하고 한상권을 특별채용 형식으로 복직 결의하였습니다. 이것은 이문영 이사장을 위시한 새로운 이사진이 대학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보다는 덕성여대 분규의 주동자인 일부 극렬 교수들을 지지하여 그들 세력이 지배하는 소위 ‘해방대학화’를 기도하여 한국 대학 제일의 자산을 보유한 덕성학원을 침탈하였다는 심증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이문영 이사장이 한상권 복직을 전격적으로 결정한 것은 덕성여대를 해방대학화 하기 위한 술책이라는 것이다.

 

3. 정말 믿어도 되는 것인지요?                                


내가 복직 소식을 들은 것은 이사회 다음날인 2월 27일이었다. 오영희 교수가 이상신 이사에게 전화하여 이사회 결과를 듣고 전해주었다.


<사진 1> [덕성여대 한상권 교수 이사회서 복직결정], 조선일보, 99.2.28(백서 4, 280쪽)

오전 12시 21분, 오영희 교수가 “드디어, 마침내 한상권 교수의 복직이 결정되었습니다!!!!!”라는 격앙된 문구로 복직 사실을 외부로 알렸다.

 


  2월 26일에 열린 이사회에서 한상권 교수를 특별임용으로 복직시키는 안건이 통과되었습니다. 이로서 97년 2월 28일자로 부당하게 재임용에서 탈락된 한상권 교수는 만 2년 만에 복직하게 되었습니다. 덕성의 모든 구성원들의 염원이었던 한상권 교수의 복직결정으로 2년 동안 분규가 계속되었던 덕성여대는 드디어 정상화의 첫걸음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한상권 교수의 복직을 지원해 주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민주화되고 발전되는 덕성여대의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27일은 학교 졸업식 날이었다. 교협 교수들이 ‘한상권 교수 복직’ 이라는 쪽지를 교내 곳곳에 써 붙여 놓았으나 이를 믿는 학생들은 거의 없었다. 작년 여름부터 교내에 붙어 있던 쪽지라는 것이다. 외부에서도 반신반의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제  목: 정말 믿어도 되는 것인지요?
올린이:찬바위  (하일식)    99/02/28 01:56    읽음: 34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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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빈번히 이 방을 들락거리며 사태의 추이를 주시하면서, 때로는 헛탕치는 축하인사도 드렸었는데, 이번에는 정말로 가장 기쁜 방향으로 마무리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축하말씀 드립니다. 한상권 선생님과 함께 하신 모든 분들께…곧 이 방이 없어지겠지요? 한상권 선생님, 건강 돌보시면서 힘찬 재출발 기대합니다.
1999. 2. 28. 하일식 拜


  3월 2일 개강 첫날, 교정에는 ‘환영 한상권 교수 복직’이라는 플래카드가 나붙었다.


<사진 2> 환영 한상권 교수 복직

조교로부터 강의 시간표와 함께 연구실 열쇠를 건네받아 그동안 굳게 잠겼던 연구실문을 열고 들어가 청소를 할 계획이었다. 조교와 함께 연구실 청소를 도와줄 학생을 물색하고 있었는데 잠시 기다리라는 전화연락이 왔다. 점심시간에 교협 교수들이 모였다가 그냥 연구실에 들어가게 할 수는 없다고 해서 즉석에서 입실식을 하기로 결정하였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입방식으로 이름을 지으려다 감방 생각이 난다고 반대해서 입실식으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하였다.

오후 5시, 인문사회관 좁은 복도에 50여 명이 몰려들었다. 연구실 214호 앞에 자른 돼지머리, 시루떡, 케이크 등을 가득 채운 상을 놓고 2열로 도열해 있는 교수, 학생, 졸업생들의 환영인사를 받으며 연구실로 들어갔다. 감격에 겨워 눈물 흘리는 학생도 있었다. 어떤 교수는 “이제는 혹시 ‘나도 한번  짤려봐?’ 하는 교수가 나올지도 모르겠네”라고 농담하였으나, 모두가 그런 농담하지도 말라고 손을 내저었다. 복직이 영광스럽기는 하지만 그 과정이 너무나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입실식은 교수협의회 회장의 한마디, 같은 과 동료교수의 재임용탈락으로 가장 마음고생이 심했던 김용자 교수의 한마디, 학생들의 축하 한마디 등을 주고받으며 즐겁게 진행되었다.

이날 있었던 입실식 소식을 학술단체협의회 게시판에 올리자, 축하 답 글이 올라왔다.

 


 제  목: 안심하고 축하드려도 되겠군요.
올린이:pjt5646 (박진태)    99/03/04 20:59    읽음: 27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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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권 교수님, 복직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제 입실식도 하셨으니 안심하고 축하드려도 되겠습니다. 사실은 지난 2월 마지막 주 월요일에 규장각에서 선생님을 만났을 때 “이번 주에 결정날 겁니다”라고 하셨지만 도대체 믿을 수가 있어야지요.  같은 생각에서 오영희님을 통해 선생님의 복직 결정 소식을 보고도 바로 축하인사 올리지 못하는 분들이 많을 듯합니다. 아직도 못미더워 조만간 선생님 연구실로 전화해서 님의 목소리를 확인해 보고싶어 전화번호도 다시 메모해두었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혹 선생님의 복직축하모임이 마련되어 누구든지 오라고 불러주시면 저희들도 신바람나게 달려가 님의 당당한 모습 뵙고 마음껏 기쁨을 나누고도 싶습니다.
– 99.3.4  박진태 올림.-

 제  목:[축하/한철연] 복직을 축하드립니다!
올린이:한철연  (김홍경)    99/03/28 13:45    읽음: 15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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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권 교수님의 복직을 한철연 전 회원을 대신해서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경제난으로 나라 안팎이 우울한 요즘 오랜만에 접하는 희소식이었습니다.  비리 사학 재단에서의 재임용 싸움은 지극히 승리하기 어려운 투쟁입니다.  기나긴 싸움의 과정에서 투쟁의 주체로 우뚝 선 모든 분들에게 존경의 글월을 드립니다. 이제 덕성 여대의 완전한 민주화, 학원 정상화를 기대해 봅니다. 언제나 승리하는 날들 되시기를 바랍니다.
추신: 제 모교인 청주 대학교에서도 교협 활동 때문에 박정규(신문방송학) 교수님이 올 초 재임용에서 탈락되었습니다. 아무런 도움도 못 드리고 제 살길에만 급급한 저의 모습이 부끄럽기만 합니다.
-한철연 98 교육부원 김의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