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발표회 「시민을 위한 새로운 한국사, 어떻게 쓸 것인가?」&《역사와 현실》 100호 발간& 웹진 개편 기념회 참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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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발표회 「시민을 위한 새로운 한국사, 어떻게 쓸 것인가?」 & 《역사와 현실》 100호 발간 & 웹진 개편 기념회  참관후기

 

강재구(중세1분과)

 

한창 무더웠던 지난 7월 2일(토), 방배동 소재의 공간에서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지 꽤 지난 지금, 평년에 비해 훨씬 무더웠던 올 여름의 기념회가 기억난다. 다소 시일이 많이 지나 후기라고 하기에도 민망하지만, 떠올려보면 7월 초 뜨거웠던 열기 그리고 평소 공덕동 연구회 공간을 벗어난 생소한 공간이 제법 생생하게 떠오른다. 넓직한 공간과 이미 자리하고 계셨던 여러 선생님들의 모습, 그리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던 간사 선생님들의 모습까지. 그 날의 첫 기억이다.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 쓰는 늦은 후기이니만큼, 기억보다는 느낌에 의존하여 글을 쓰는 것을 널리 양해 바란다. 이 느낌 그대로 읽으시는 분들도 느끼길 바라며, 아주+너무 늦은 후기, 그리고 웹진위원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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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행사는 크게 세 파트로 나뉘어져 있었다. 한국역사연구회의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랄까.

먼저, 연구위원장이신 송양섭 선생님(고려대)의 사회로 기획발표회 「시민을 위한 새로운 한국사, 어떻게 쓸 것인가?」로 시작하였다. 이 기획발표회는 최근 역사 국정교과서, 상고사 논쟁과 같이 정권과 특정 정치꾼의 야합, 그리고 이에 학계 일부가 부화하는 현재 상황에 대해 오늘날 사회가 한국사학계에 요구하는 시대적 소명 즉, “역사 대중화”라는 한국역사연구회의 지향을 재확인하는 기회였다고 평가하고 싶다. 따라서 이 날 기획발표회는 한국 역사학계의 현주소에 대한 연구회의 성찰이 담겨있다는 점에서 한국역사연구회의 ‘현재’가 아니었을까?

기획발표는 총 세 개의 주제발표로 진행되었다. 기획발표회의 전체주제에서도 볼 수 있듯이, 현재 연구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시민을 위한 한국사]의 발간과 관련하여, 막중한 책임을 맡은 세 명의 연구자들의 고민과 평소 신념, 문제의식을 담담하게 접할 수 있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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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발표는 “보편적 가치를 담은 통사,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제하로 오종록 선생님(성신여대)이 나섰다. 그동안 연구를 통해, 명성을 통해서만 접해왔던 오종록 선생님은, 필자 개인적으로 처음 뵙는 것이기도 했다. 그 첫 인상은 무게감이었다. 발표석은 그가 몰고 온 중량감 있는 공기로 채워졌다. 침착한 표정과 중저음의 목소리가 그 기분을 증폭시키는 듯 했다. 발표가 시작되자, 필자가 황급히 필기도구를 꺼냈던 것도 그 때문이었을까?

오종록 선생님의 발표에서 핵심 키워드는 “보편적 가치”였다. 보편적 가치는 무엇일까. “보편”과 같은 용어는, 근래에 발표되고 있는 논문의 제목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가 과문한 탓에 그러한 연구에서 말하는 “보편”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 날 발표에서 “보편” 혹은 “보편적 가치”에 대한 오종록 선생님의 생각은 무척 구미가 당기는 것이었다. 오종록 선생님이 말한 “보편적 가치”는 시간을 관통하는 인류사의 “말 그대로 보편적 가치”를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사료에서는 볼 수 없지만, 고고하게 역사를 살아왔고, 증언해왔을 다수의 삶, 그리고 인간의 존엄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 그는 향후 연구회가 써야할 [시민을 위한 한국사]는 그러한 가치를 담고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렇게 오종록 선생님은 연구회가 담아야 할 한국사 연구의 지향과 소명을 차분하고 담담하게 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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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제 2발표는 “통사 개설서에 부풀려진 것, 빠진 것”이라는 제하로 하일식 선생님(연세대)의 발표가 이어졌다. 하일식 선생님은 시민을 위한 한국사 편찬의 책임을 맡고 계신다. 그래서인지 이 날 발표에서도 깊은 고뇌의 흔적이 엿보이는 듯 했다. 하일식 선생님은 이번 역사 국정교과서 전횡에 대해 최일선에서 맞서왔다. 그래서 발표는 그동안의 역사교과서, 역사교육에 대한 날카로운 문제제기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역사를 서술하는 사람들이 선택한 시대상과 실제 시대상 간의 괴리에 대한 문제의식은 역사를 연구하는 당사자들은 쉽게 인지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풀려진 것”에 대한 문제제기. 끊임없는 성찰과 자기비판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담겼을 [시민을 위한 한국사]가 기대되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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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도면회 선생님(대전대)의 “『시민을 위한 한국사』, 국가사인가 민족사인가?”라는 제하의 발표가 진행되었다. 도면회 선생님은 그간 실제 역사 교과서를 집필한 경험을 바탕으로 역사교육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는 한국사를 통사로 서술하는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국가 혹은 민족의 정통성론에 기반한 현 통사체계의 역사교육은 결국 역사의 저변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국가 혹은 민족 담론에 가려져 있던 다양한 역사 행위 주체에 주목하고, 집단 단위의 발전론보다는 인간(개인)의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이는 [시민을 위한 한국사]가 시민교양을 위한 목적을 넘어 역사학의 새로운 단계를 설정하는 초석이 되어야 한다는 제안이라는 점에서 느끼는 바가 컸다.

이상의 세 발표 모두 한국 역사학, 그리고 한국역사연구회의 현재에 대한 증언이었다. 이 세 역전의 용사들은 그들이 거둔 성과와 영광들에 안주하지 않았다. 냉철한 자기비판과 미래 세대를 위한 조언은 후속 세대인 필자에게도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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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에 이어 연구회 회장이신 이지원 선생님(대림대)의 사회로 토론이 진행되었다. 나인호 선생님(서양지성사), 김귀옥 선생님(사회학)을 비롯해 주진오 선생님이 연이어 [시민을 위한 한국사]에 보탬이 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통사체제가 가지는 문제점, 그리고 학계의 신경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 등 솔직하면서도 애정 어린 토론은 오래 뇌리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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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의 행사는 총 3가지였다. 위의 기획발표회가 한국역사연구회의 “현재”였다면, 편집위원회가 주관한 『역사와 현실』 100호 기념 행사는 한국역사연구회의 “과거”였다. 1988년 9월 창립한 한국역사연구회는 어느덧 서른돌을 눈앞에 두고 있다. 1988년이라면, 필자의 아직도 채 마르지 않은 이마의 핏물이 흥건했던 시기이다. 초대 회장이자 필자가 크나큰 학은을 입은 안병욱 선생님과 젊고 혈기 왕성한 한국사연구자들이 의기투합하였다는 그 시절의 이야기는 선배의 선배로부터 전해들은 전설이 되었다. 이 날은 역대회장 선생님들부터 당시의 용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편집위원장이신 이익주 선생님(서울시립대)의 유쾌한 진행으로 시작된 『역사와 현실』 100호 기념 행사는 지난 한국역사연구회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시간이었다. 초창기 『역사와 현실』 발간 에피소드, 그리고 역대 편집위원장 및 간사 소개까지. 이제는 학계에서 손꼽히는 학술지가 된 『역사와 현실』에 대한 많은 선생님들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안병욱 선생님은 『역사와 현실』이 “세계적인 학술지”라는 자평을 하기도 하셨다). 필자의 지도선생님이자 『역사와 현실』에 가장 많은 논문이 수록된 채웅석 선생님(가톨릭대)부터, 최장기간 편집간사를 역임한 황향주 선생님(서울대)까지. 필자가 속한 중세1분과의 활약이 유독 대단했다고 하면 지나친 자기자랑인지 모르겠다.

이어지는 3부 행사는 웹진위원회에서 주관한 새 웹진 런칭 행사였다. 웹진위원장이신 이하나 선생님(연세대)이 진행하신 이 행사는 우리 연구회의 얼굴인 웹진을 새롭게 단장하고 이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필자도 명목상 웹진위원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웹진위원장 및 간사님의 노고는 잘 알고 있었다. 정말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우여곡절 끝에 새 웹진이 런칭되었다. 이번 웹진 개편의 핵심은 ‘현대화’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반응형 웹진이자 보다 세련된 디자인이 돋보였다. 따라서 이날 새로운 웹진의 런칭은 한국역사연구회의 “미래”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이 날 한국역사연구회의 세 행사에서 필자가 느낀 가장 큰 기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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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는 필자가 속한 웹진위원회에서 촬영 녹화하여 공개하고 있다.(https://www.youtube.com/channel/UCDJVoyYpE8xG7jc51IYit-w?guided_help_flow=3) 많은 관심을 바란다.